[오늘Who] 현대차 인도 맡은 김선섭, 경형 SUV 베뉴에 큰 기대

▲ 김선섭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이 21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경형 SUV '베뉴' 출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어 프렌드. 나마스테. (소중한 친구들, 안녕}”

김선섭 현대자동차 인도권역본부장은 21일 인도 뉴델리 현지에서 열린 경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베뉴’의 출시행사에서 이런 말로 친근감을 나타냈다.

현대차가 베뉴의 첫 출시 국가로 선택한 인도에서 최고책임자를 맡고 있는 김 본부장으로서는 출시 행사에서 차를 직접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책임의 무게가 남달랐을 것으로 보인다.

베뉴가 김 본부장의 취임 이후 현대차 인도 법인에서 처음으로 출시되는 차량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김 본부장은 현대차에게 인도시장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시장이라는 점을 거듭 내세웠다. 베뉴의 첫 출시 국가로 인도를 선택한 이유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 베뉴가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도 인도에 가장 먼저 출시된 것은 현대차가 인도에 집중하고 있고 헌신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며 “현대차는 베뉴 개발에만 4년이라는 시간과 1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약 6분 남짓 베뉴를 소개하며 인사말 중간 중간마다 ‘디어 프렌드’라는 표현을 썼다.

소형SUV 베뉴가 2030 세대를 주 고객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젊은 세대에게 보다 친근감 있게 다가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설 때 고객을 부르는 단어 선택에 신경을 썼을 정도로 김 본부장에게 베뉴의 성공적 인도시장 안착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는 그동안 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해온 인도에서 5년 넘게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유지하며 순항했다.

지난해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한 차량은 모두 54만4천 대로 인도는 중국과 한국, 미국에 이어 글로벌 4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현대차는 현지 차량공유기업 ‘레브’와 협업해 차량 구독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하지만 올해 인도시장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의 1분기 인도 자동차 판매량은 12만7천 대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해 판매량이 4.2% 줄어든 것인데 한국과 미국, 아중동,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의 판매량이 모두 늘어났다는 점에서 인도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현대차는 인도의 국민차로 불린 ‘쌍트로’와 소형 SUV ‘크레타’ 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자동차 수요 감소라는 외부 악재를 마주하면서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공교롭게도 김 본부장이 권역본부장에 취임한 뒤부터 현대차가 역성장하고 있는 만큼 김 본부장에게 베뉴를 통한 판매 반등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SUV 라인업 가운데 가장 작은 차급인 베뉴가 소형차를 선호하는 인도 고객들에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소형차임에도 첨단 안전·편의사양도 대거 탑재해 독특하고 개성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2030세대에 특화한 차량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내다보고 있다.

김 본부장도 출시행사에서 “인도시장은 현대의 글로벌 성장계획 가운데 중심에 있다”며 “베뉴 출시는 인도시장에 대한 헌신을 강화하고 고객의 행복한 삶을 만들겠다는 현대차의 약속을 이행하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966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기아자동차 경영세미나팀장과 현대차 경영전략실장, 사업운영전략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11월30일 실시된 해외사업부문 인사에서 구영기 전 인도권역본부장의 뒤를 이어 새 인도권역본부장에 발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