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새 먹거리'로 삼은 일반보험을 본격적으로 키운다. 

장기보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일반보험에서 새 길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새 먹거리'로 일반보험 키우기 힘써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22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최근 출시한 자동차대출채무 면제보험을 시작으로 일반보험부문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메리츠화재는 KEB하나은행의 오토론(자동차담보대출)을 통해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이 1년 이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출잔액의 일부를 면제해주는 상품을 내놨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자동차대출채무를 면제해주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일반보험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일반보험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부터 장기보험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별도기준으로 2016년 4조8천억 원에서 2017년 5조1천억 원, 2018년 5조8천억 원까지 큰 폭으로 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보험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자 ‘일반보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 증가율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평균 11%를 보인 반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평균 5% 내외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김 부회장은 보험 계약기간이 1년 이하로 손해율 관리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점에서 일반보험을 '새 먹거리'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험회사의 수익성 지표로 자주 활용된다. 손해율이 높을수록 수익성이 낮다는 것을 뜻한다.

1분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손해보험별 손해율을 살펴보면 일반보험이 60.7%, 장기보험이 79.6%, 자동차보험이 81.6% 등으로 파악됐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시장은 이미 손해보험회사들끼리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수익 상승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며 "일반보험은 전체 손해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량으로 작지만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보고 본격적으로 키우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일반보험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보험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말 최석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기업보험 총괄사장으로 새로 뽑고 전문인력 2명을 외부에서 영입했다. 기업영업부문의 조직을 확대해 개편하기도 했다.

다만 기업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그룹 계열회사들의 계약 물건을 안정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손해보험회사들이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중소기업 대상 보험상품을 출시하거나 다른 금융회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업보험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업보험은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해보험회사가 꽉 잡고 있는 만큼 메리츠화재는 다양하고 기발한 상품을 내놔 틈새시장을 노릴 것"이라며 "3월에 출시한 태양광발전소 종합보험도 틈새시장을 노리기 위해 내놓은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