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부문 대표이사가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전진기지로 삼아 ‘한식 세계화’에 시동을 건다.

강 대표는 슈완스의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비비고 만두’의 성공을 다른 한식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늘Who] 강신호, 슈완스 발판으로 CJ제일제당 '한식 세계화' 가속

▲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


22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강 사장은 2018년에 인수한 미국 슈완스의 인수 후 통합(PMI) 과정을 마치고 시너지 방안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슈완스 인수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돼 미국 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한식 세계화를 강조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슈완스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사장은 지난해 11월 슈완스 인수를 승인하는 CJ제일제당 이사회에서 “글로벌 식품산업의 최대 시장인 북미 공략을 통해 이재현 회장의 식품사업 철학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를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슈완스는 미국 냉동피자시장에서 점유율 2위, 냉동 파이와 아시안 식전요리(애피타이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미국 내에 17개 생산공장과 10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강 사장은 슈완스의 인지도와 유통망을 이용해 CJ제일제당의 냉동만두, 냉동면 등의 판매를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강 사장은 이미 ‘비비고 만두’로 미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비비고 만두는 2018년 해외 매출이 342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미국에서만 2400억 원을 벌어들였다. 비비고 만두는 미국에서 2016년 1천억 원, 2017년 17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비비고 만두의 판매를 주로 코스트코에만 의존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완스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을 비롯해 소형 매장까지 제품을 놓을 수 있어 사실상 미국시장 전역을 아우르게 된다.

슈완스는 서양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한식을 개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양권은 아시아권과 입맛이 완전히 달라 한식 세계화의 문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한식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PGA 등 미국의 주요 대회의 공식 후원 브랜드로 참여해 비빔밥 등을 소개하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양인의 입맛에 맞춘 한식을 개발할 필요성이 큰 것인데 슈완스는 피자, 파이 등 미국 현지음식의 주력제품인 것과 함께 아시아음식에서도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추고 있다. 슈완스를 활용하면 CJ제일제당의 기존 제품을 미국 현지화하는 것과 미국 음식에 한식을 접목하는 것 모두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강 사장은 슈완스와 CJ제일제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강 사장은 3월 말 이재현 회장과 함께 미국 슈완스 본사를 방문해 기존 경영진과 경영전략을 협의했고 21일에는 디미트리오스 스미니오스 슈완스 대표이사가 CJ제일제당 본사를 방문했다. 스미니오스 대표는 미국 식품사업과 관련해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슈완스는 미국에서 강력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어 CJ제일제당은 미국에서 비비고 브랜드를 알리고 판매량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는 미국 내 한식 비중이 낮아 시너지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매출은 결국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