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털 강화전략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원 사장은 효율성 증대와 서비스 고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몇 년 전부터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았는데 그 전략이 카드업계 불황기에 수익 방어의 힘이 되고 있다.
 
원기찬, 삼성카드 디지털 전환 성과로 불황기에도 수익 방어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


1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카드가 1분기 양호한 수익을 거둔 것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축소 덕분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는 1분기 순이익 1203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 대부분의 카드회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라 순이익 감소를 겪은 것과 비교된다.

마케팅비용을 줄이며 비용관리에 힘쓰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꾸준히 디지털 기술을 통한 업무 자동화를 꾀하며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원 사장은 카드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로서 수년 동안 디지털전략을 추진해왔는데 지난해부터 디지털 ARS, 인공지능 챗봇 ‘샘’을 내놓으며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카드는 올해 3월에도 챗봇서비스 샘을 통해 삼성카드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챗봇 채팅방에서 카드 추천 및 신청, 이용내역 조회, 즉시결제 신청, 결제정보 조회 및 변경, 금융상품 신청, 가맹점 조회 등을 자동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챗봇을 사용하면 소비자들은 기존에 전화로 문의해야 했던 일들을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처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업무효율화에도 도움이 된다. 삼성카드는 샘을 콜센터 상담, 모집인 지원 등의 회사 내부업무로도 적용범위를 늘려가고 있다. 

원 사장은 지난해 일찌감치 고도화된 디지털 방식의 자동응대(ARS)를 도입해 콜센터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전화상담할 때 다루는 업무영역을 그대로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기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전화상담 문의가 20%가량 줄기도 했다. 

원 사장은 2014년부터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다. 오너 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을 제외하면 카드업계에서 ‘장수 경영자’로 불린다.

카드업황 부진 속에서도 꾸준히 연임에 성공하며 6년째 삼성카드를 이끌고 있다. 장기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삼성카드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으로 꼽히는 이유다.

원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을 맡기 전 삼성전자에서 오랜기간 근무해 삼성전자의 ‘디지털 DNA’를 삼성카드에 전파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실제로 원 사장은 취임 이후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심사 발급체제, 태블릿PC 기반 회원 모집, 다이렉트오토, 디지털 원스톱 카드 발급서비스 등 다양한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원 사장은 최근 수년 동안 신년사에서 매번 디지털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카드업계 침체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가운데 삼성카드가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석역량의 격차를 더욱 벌려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1등’을 넘어 진정한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