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경쟁사 메디톡스의 불량 보툴리눔톡신 판매 의혹이 제기된데 힘입어 국내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성공적 미국 출시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 메디톡스 '불량 보톡스 논란'으로 점유율 확대 기회잡아

▲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

 
17일 메디톡스가 불량으로 폐기된 보툴리눔톡신 ‘메디톡신’을 정상적 제품으로 바꿔 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제품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

JTBC는 16일 메디톡스가 불량으로 폐기된 메디톡신 1만6천 개의 제품번호를 정상 제품번호로 바꾸고 실험용 원액도 제품으로 만들어 일부를 국내외에 유통했다고 보도했다.

JTBC는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와 일부 임원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메디톡스는 17일 JTBC의 보도는 악의적 음해라는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톡신 제제 생산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행위도 없었다”며 “보도의 제보자는 대웅제약과 결탁한 메디톡스의 과거 직원이며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쳐 불법유통을 한 범죄자로 제보 자체의 신뢰성에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디톡스의 강력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량 보툴리눔톡신을 유통했다는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메디톡스가 고전하는 상황에서 대웅제약은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보툴리눔톡신시장은 메디톡스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대웅제약은 10% 안팎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대웅제약은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메디톡스 제품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점유율 확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가 15일 미국에 성공적으로 출시되면서 국내외 주목을 받는 상황도 국내에서 제품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보툴리눔톡신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어 대웅제약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휴온스는 최근 수출용으로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휴톡스’를 ‘리즈톡스’라는 이름으로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한다.

파마리서치바이오, 유바이오로직스, 프로톡스, ATGC, 제테마, 칸젠, 오스템임플란트 등도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확보해 개발에 나섰고 이외에도 10여 개 업체가 국내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