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심에서 무죄 받고 "비온 뒤에 땅 더 굳어진다"

이재명(가운데)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모두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고 부담없이 도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 지사는 16일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받은 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며 “믿고 기다려주신 경기도민들께 도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사법부가 인권과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확인해 준 재판부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1형사부(최창훈 부장판사)는 16일 이 지사에게 적용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4월2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직권남용혐의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관해 각각 지사 자리를 상실할 수 있는 수준인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600만 원을 구형했다.

직권남용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허위사실공표죄로 벌금 100만 원형 이상이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게 된다.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 지사가 도정 추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역화폐 확대 보급과 청년기본소득 등 경기도에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20번이나 공판이 열리는 등 치열한 법정공방이 이어져 도정 수행에 소홀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지사는 차기 대선후보로 거명되고 있지만 석 달이 넘는 재판을 받으며 정치적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다.

무죄 선고를 계기로 이미지 회복에도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지금까지 먼 길 함께해 준 동지 지지자들에게 감사하고 앞으로도 손잡고 큰 길로 함께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청 공무원 노조와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노조는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 지사가 도정 수행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유관희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은 법원 판결을 존중할 뿐”이라며 “당선된 지 1년 가까이 지났고 앞으로 3년이 남았는데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더 열심히 달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기영 경기도 공공기관 노동조합 총연맹 의장은 “재판부가 합리적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무죄 선고를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통해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해야겠지만 오늘 판결이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판단인지 걱정된다”며 “권력 편향의 잣대가 법치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재판 결과를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존중한다”며 “이 지사가 이제부터 경기도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이 항소를 결정하면 규정에 따라 2심과 3심은 1심 판결선고가 있은 날부터 각각 3월 안에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올해 안으로 최종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