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KBS 사장 1년 맞아 “눈높이 부합 못했지만 가능성 확인”

▲ 양승동 KBS 사장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에서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이 취임 1년 동안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지만 신뢰 회복 가능성을 봤다고 돌아봤다.

양 사장은 KBS를 향한 쓴소리를 계기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양 사장은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욕은 컸지만 국민들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1년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으로서 위상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KBS를 둘러싼 논란을 다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 계속 정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아래는 양 사장과 일문일답이다.

- 진실과 미래위원회(진미위) 때문에 검찰에 송치됐는데.

“운영규정 제정 절차 문제로 고용부 남부지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고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고등법원에 항고했고 어제 진미위가 문제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 판결이 근로기준법 위반 사안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근로기준법 94조에 취업규칙을 제정할 때 과반 노조가 없을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 작년에 진미위 규정을 제정할 때 사내게시판 등을 통해서 제정 상황을 공유했고 이사회에서 길게 논의했다. 실질적 의견 수렴절차가 충분히 이뤄졌다고 본다. 고등법원 판결문에서도 취업규칙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한다.”

- 최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에서 송현정 기자가 논란이 됐다.

“이렇게까지 다양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 80분 동안 대통령 대담을 하는 게 국내 언론은 처음이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지만 송현정 기자로 인터뷰어가 결정되고 포맷이 결정된 게 일주일 전이다. 더 충분하게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있다.

워낙 긴장된 80분이었다. 긴장 속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해서 격려를 했다. 여러 다양한 분석기사와 의견들을 보고 있다. KBS가 대담 프로그램도 더 잘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계기로 삼겠다.

KBS공영미디어연구소에서 국민의 60%가 한국 언론을 불신하고 있다는 통계를 봤다.  숙명처럼 이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KBS가 국민 신뢰를 회복해서 거듭나기 위한 성장통으로 생각하겠다.”

- 강원 산불 재난보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불 재난보도는 부사장 주재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시스템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어제 방통위와 개략적 내용을 공유했다.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KBS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

- MBC와 SBS의 월화드라마 편성 변화는 어떻게 보는지.

“방송광고 시장의 어려움이 반영됐다고 생각한다. 편성은 변화도 있어야 하고 창조적이어야 한다. 우리도 나름대로 변화를 줄 것이고 타사에 맞춰 변화를 시도하겠다. MBC와 SBS의 시도가 긍정적 효과를 낳기를 기대한다.”

- 인력 유출로 경쟁력 악화 우려도 있다.

“10여년 사이에 예능 드라마 PD들이 KBS를 많이 떠났다. 떠난 PD들이 JTBC나 TVN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데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제가 취임하고도 일부 유출이 있었다. KBS에 공이 큰 직원과 PD들에 인센티브 제도를 강화했다. KBS가 신뢰성을 회복하고 자긍심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 드라마와 예능이 부진하다.

“올해 들어서는 많이 회복했다. 원론적으로는 공영성과 대중성 둘 다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개를 다 추구해야 한다. 드라마와 예능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작년에 시사와 보도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예능과 드라마에 방점을 두려고 한다. 3월1일자로 콘텐츠 중심 조직개편을 한 이유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좋은 드라마와 예능을 만들려면 제작비가 받쳐주지 않으면 쉽지 않다.”

- 취임사에서 상생을 강조했다.

“무기계약직 직원들이 내부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는다는 의견이 있어 일반직화를 추진했다. 외부적으로는 편성과 제작쪽에서 독립제작사와 협의를 거쳐 제작비를 인상하거나 인센티브 강화 등 조치를 취했다.

언론노조, 지상파3사와 힘을 모아 외주제작사 처우개선 합의도 했다. 단계적 개선을 노력하고 있다. KBS도 재정적으로 어렵지만 건강한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