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우, 기아차 인도 생산 앞두고 '디자인의 기아' 마케팅 총력

▲ 기아자동차 인도법인 홈페이지에 게시된 광고. 호랑이와 발레리나, 스팅어 등을 등장시켜 디자인 경쟁력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뒀다. <기아자동차인도법인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기아자동차가 인도에서 디자인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은 인도의 젊은이들에게 빠르게 다가서기 위해 ‘기아=디자인’이라는 인식을 심겠다고 강조해왔는데 디자인 홍보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했다.

12일 기아차 인도 법인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기아모터스인디아(Kia Motors India)’라는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기아차 주력 차량의 디자인을 알리고 있다.

기아차는 7일 ‘쏘울의 디자인 이야기(Design Story of Soul)’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다.

1세대 쏘울 개발부터 디자인을 담당했던 토마스 컨즈 기아차 선임 수석디자이너가 직접 영상에 출연해 “쏘울은 기아차가 보유한 차 가운데 가장 아이코닉한 차”라며 “젊고 재미있으며 기아차가 상징하는 모든 특징을 한 차에 담았다”고 말했다.

쏘울의 내외관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 다른 디자이너들도 쏘울을 놓고 ‘미래지향적 가치’ ‘독특한 개성’ ‘창의적이고 독창적 사고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고려하는데 힘을 쏟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기아차는 텔루라이드와 프로씨드의 디자인 소개 동영상도 최근에 올렸다.

텔루라이드는 북미 전용모델로 개발돼 3월부터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된 차량으로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특유의 강인한 모습이 디자인에 잘 구현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판매에서 순항하고 있다.

프로씨드는 유럽 전략형 모델로 기존 준중형 세단인 씨드의 패스트백(지붕에서 뒤끝까지 유선형으로 된 구조) 모델이다. 기아차는 프로씨드로 올해 독일 국제포럼디자인이 주관하는 ‘2019 iF 디자인상’에서 제품 디자인부문 수송 디자인 분야의 본상을 받기도 했다.

기아차가 인도에서 이처럼 디자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현지 생산을 앞두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이어지고 있는 디자인경영의 성과를 알리는 일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쏘울과 텔루라이드, 프로씨드의 디자인 소개영상 초반부에 모두 ‘#기아 디자인 랩(#KiaDesignLab)’이라는 자막을 담았다.

동영상에 ‘#마법의 영감(#Magicalinspirations)’ ‘#놀라운 디자인(StunningDesign)’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 해시태그들은 기아차 인도법인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 반복돼 사용되고 있는 문구로 ‘디자인의 기아차’라는 점을 강조하기 사용되는 기아차의 캐치프레이즈다.
 
박한우, 기아차 인도 생산 앞두고 '디자인의 기아' 마케팅 총력

박한우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기아차의 이러한 행보들은 모두 박한우 사장의 인도 자동차시장 전략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읽힌다.

박 사장은 2018년 초 인도에서 열린 델리오토엑스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 자동차시장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좋아하는 고소득 젊은층이 뜨고 있어 이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기아=디자인`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도록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 인터뷰에서 “기아차는 디자인과 품질 두 가지에 경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디자인 중심의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기아차의 앞면부 그릴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호랑이 코’로 널리 인식될 만큼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점을 앞세워 이와 연관한 디자인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기아차 디자인의 방향성이 모두 담긴 ‘스팅어’를 전면에 내세우고 호랑이를 옆에 등장하는 TV광고를 제작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기아차는 인도 현지공장의 가동시기를 8월로 확정했다. 애초 9월로 예정됐던 가동시기를 한 달 앞당긴 것으로 이르면 7월 중순부터 사전계약을 통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가 인도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작은 차를 선호하는 고객들의 취향을 고려한 소형 SUV ‘SP2’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