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T맵)이 SK텔레콤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토대가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래 전 수 년 동안 공들여 개발한 티맵을 놓고 당장의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이용자를 늘린 뒤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제 그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티맵’ 잘 키워 비즈니스모델 하나씩 결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보안 자회사 ADT캡스는 티맵과 연계한 ‘티맵 주차 서비스’를 이르면 상반기 안에 선보인다. 

티맵 주차 서비스는 기존의 티맵 애플리케이션에서 주차장 찾기, 주차관리, 요금결제 등의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기존 티맵 이용자들은 티맵에서 빈 주차공간을 알 수 있고 이용하기 쉬운 주차장도 추천받게 된다. 주차장업체는 주차 관리인 없이 티맵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차 결제 등을 관리할 수 있다. 

티맵 주차 서비스의 핵심은 티맵 플랫폼이다. 

최근 여러 주차장 서비스가 나오고 있지만 13년 동안 쌓아 온 대규모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티맵은 그 어떤 플랫폼보다 경쟁력이 있다. 기존 티맵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ADT캡스의 주차 서비스 고객으로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티맵의 월 평균 사용자는 1150만 명 수준이다. 특수 차량을 포함한 국내 자동차 수가 2320만대(지난해 말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운전자의 절반가량이 매달 티맵을 이용하는 셈이다. 

SK텔레콤은 주차장업체 등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한편 티맵 주차 서비스로 더 많은 사람들을 티맵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티맵을 활용했다. 

자율주행차가 카메라와 5G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도로환경 변화를 감지하면 티맵이 이 정보를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 다중 추돌사고, 긴급공사 등 긴급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티맵에 반영돼 자율주행차의 안전하고도 빠른 운행을 돕는다. 

자율주행 기술은 1c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한데 티맵은 사용자의 운전 정보를 빅데이터화해 정확도를 제고해나가는 '실시간 내비게이션'이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은 SK텔레콤이 주요 기업 대상 사업(B2B)으로 삼고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티맵이 SK텔레콤의 5G 통신망과 시너지를 내며 SK텔레콤의 자율주행 솔루션의 고도화를 돕고 있는 만큼 SK텔레콤은 자율주행 영역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해외로 발을 뻗는 모빌리티사업에도 티맵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올해 1월 SK텔레콤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기업인 ‘그랩’도 티맵 경쟁력을 높이 평가해 동남아 내비게이션사업에서 SK텔레콤과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유럽·중국·일본 초정밀 지도 대표기업과 함께 자율주행차에 쓰일 세계 표준 초정밀지도 제작을 주도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 SK텔레콤은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에게는 ‘티맵 운전습관’을 이용하는 가입자들의 운전습관 정보를 제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관련 보험상품의 가입자가 발생할 때마다도 수수료를 얻는다. 

티맵 운전습관은 운전자의 과속, 급가속, 급감속 횟수 등 운행 데이터를 100점 기준으로 수치화한 것인데 손보사들이 정해놓은 기준점수를 넘기면 운전자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티맵 첫 페이지 주소를 검색하는 창에 ‘티맵 운전습관’ 이용 안내를 게시해 많은 티맵 사용자들이 유입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티맵을 생태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강한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웠는데 이제 결실을 거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16년 7월 기존 SK텔레콤 고객 뿐 아니라 KT와 LG유플러스 등 모든 국민들에게 티맵 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는데 당시 SK텔레콤 수익모델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SK텔레콤은 “당시 자선사업을 하는 것이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SK텔레콤은 티맵 플랫폼을 확산하고 나중에 비즈니스모델(BM)을 찾아보자는 계획을 세웠었다”며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배포해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SK텔레콤도 1천만 명이 넘는 강력한 플랫폼을 확보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