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올해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이 인수를 주도한 모멘티브를 향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주택시장의 신규 분양과 입주가 감소함에 따라 기존 건자재부문에서 특별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반면 모멘티브 실리콘사업부가 KCC에 편입된다면 영업이익이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몽진이 인수한 모멘티브가 KCC의 '어닝쇼크' 탈출구 된다

정몽진 KCC 대표이사 회장.


9일 KCC에 따르면 글로벌 실리콘업체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즈(모멘티브)’ 인수와 관련해 컨소시엄 참여업체인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SJL 파트너스, 원익QnC와 모멘티브 사업부 분할을 위한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KCC가 모멘티브의 실리콘사업부를 분할해 인수하는 마무리 작업을 올해 안에 끝내면 2020년부터 KCC 실적에 반영된다. 

KCC는 세계 3위인 모멘티브를 인수함으로써 세계 실리콘시장 2위에 훌쩍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KCC와 모멘티브 모두 가격 변동성이 큰 무기 실리콘이 아닌 유기 실리콘만 다루고 있어 상승효과는 더욱 클 수 있다.

KCC는 건설업계 등 불황으로 주력인 건자재사업 등에서 몇 년 째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데 모멘티브 인수를 통해 실리콘사업을 성장의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

KCC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817억 원, 영업이익 228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7%, 58.9%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별다른 일회성 요인이 없었는데도 기존 시장전망치보다 65.9%가량 줄었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에서는 ‘어닝쇼크’라는 평가가 나온다.

KCC 1분기 실적 부진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자재와 자동차용 도료부문이 건설경기와 자동차산업 불황으로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CC는 1분기 이후 올해 계속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실리콘사업부에 기대를 걸고 있다.

KCC 관계자는 “전국 아파트 건설현장이 줄어든 데다 자동차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글로벌 실리콘시장은 특정 업종 경기에 좌우되는 건자재 등과 다르게 해마다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이 생기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실리콘은 특정 제품의 주원료가 아니라 여러 제품의 첨가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업 포트폴리오도 그만큼 다양해져 경기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KCC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실리콘사업 매출만큼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KCC는 2014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3092억 원을 거두며 영업이익 3천억 원을 돌파한 이후 2017년까지 비슷한 성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8년 영업이익이 다시 2435억 원으로 내려앉으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주잔고도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라 향후 실적도 정체할 가능성이 높다.

정몽진 회장은 오래 전부터 ‘글로벌 초정밀화학기업’을 목표로 실리콘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실리콘사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기술 개발 등에 주력해왔다.

KCC는 최근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세계 최대 반도체소재 전시회에도 참가해 반도체부품 접착제 등 다양한 실리콘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멘티브 인수 이후 KCC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조4600억 원, 4633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기준 실적보다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91% 증가하는 것이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1분기 실적 부진보다 모멘티브 인수를 통한 이익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