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모바일 분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의 매출처를 다변화하는 과제가 다급해졌다.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애플과 화웨이가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제조사의 반도체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Who] 김기남,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모바일 의존도 낮춰야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6일 텔레그래프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인텔에서 5G 스마트폰용 통신반도체 개발을 담당하던 핵심 임원을 영입했다.

애플이 아이폰에 탑재할 통신반도체를 퀄컴 등 다른 반도체기업에 의존하기보다 아이폰용 프로세서처럼 직접 개발해 상용화하려는 노력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애플에 5G통신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는데 애플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개발 역량을 강화하면서 이런 기대가 낮아졌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모바일 프로세서와 통신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반도체를 주력상품으로 개발하며 외부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주요 고객사로 꼽히던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화웨이에 밀려 출하량을 늘리는 데 고전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요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와 통신반도체를 모두 직접 개발해 탑재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고객사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낮다.

시장 조사기관 IDC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화웨이는 1분기에 연간 50%에 이르는 가파른 출하량 증가율을 기록하며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 경쟁사를 크게 압도했다.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삼성전자와 화웨이, 애플 등 주요 시스템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업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의 외부 공급 확대를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기 어렵다.

김기남 부회장이 모바일용 제품에 크게 편중되어 있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데 속도를 내야만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에 73조 원, 시설투자에 60조 원을 들이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시스템반도체에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모바일시장 밖에서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사업 육성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오늘Who] 김기남,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모바일 의존도 낮춰야

▲ 삼성전자의 자동차용 프로세서 '엑시노스오토'.


김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부품과 사물인터넷기기 등 시스템반도체 수요 전망이 더 밝은 사업분야로 삼성전자의 진출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아우디 등 해외 자동차기업에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오토'를 처음 공급하는 성과를 내며 자동차용 시스템반도체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전자 전장부품 자회사인 하만이 최근 BMW와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베이징전기차와 인포테인먼트 공급과 관련된 협력을 맺은 점도 삼성전자의 전장용 반도체사업에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사업에 133조 원의 대규모 투자효과로 사물인터넷기기용 반도체시장에서 강력한 선점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중장기 투자로 5G통신반도체와 이미지센서에 이어 전장용 반도체, 사물인터넷용 반도체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