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야의 인프라 투자 합의로 두산밥캣 진성티이씨 실적 밝아

▲ 낸시 펠로시하원의장(왼쪽)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가 30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90분 동안 회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2조 달러 인프라 계획 합의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25년 동안 2조 달러를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기로 합의하며 미국 건설경기를 향한 기대가 높아졌다.

미국시장 비중이 큰 건설기계 회사인 두산밥캣과 진성티이씨가 실적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건설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치권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합의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연 평균 800억 달러(약 90조 원)가 인프라 구축 등에 안정적으로 투입되며 건설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시행되면 가장 먼저 미국 내 건설기계장비, 인프라건설, 건설자재 등의 업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2018년 매출 36억 달러 가운데 26억 달러를 북미와 오세아니아시장(NAO)에서 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73%가 넘는데 특히 미국시장의 비중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건설기계산업은 전방산업인 건설업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기복이 커 수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특성이 있다”며 “두산밥캣의 주력 시장인 소형 건설기계부문은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북미 등 선진국에서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신제품 출시효과도 볼 것”이라며 “두드러진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건설장비기업 캐터필러에 부품을 공급하는 진성티이씨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언론과 국내외 투자금융(IB)업계는 미국의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혜기업으로 캐터필러를 꼽고 있다. 장도성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캐터필러는 북미시장에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성티이씨는 2017년 8월에 캐터필러와 2022년까지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는 장기계약을 맺었다.

진성티이씨 관계자는 “캐터필러와 공급계약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 등 세계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에서 대대적 인프라투자가 진행되면 캐터필러를 고객사로 둔 진성티이씨 미국 법인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두산밥캣을 향한 공급물량도 늘어나 전반적으로 미국 법인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해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4월30일 백악관에서 만나 2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계획에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연초부터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 등으로 예산안 합의를 이루지 못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가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조사문제로 갈등이 격화하고 있었는데 인프라 투자를 두고 초당적으로 합의에 이른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도로, 교량, 고속도로, 수자원, 에너지그리드, 인터넷통신망 등에 관한 2조 달러짜리 계획에 합의했다”며 “3주 후에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 어떻게 돈을 투자할지 의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회의를 두고 “훌륭하고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권은 공화당의 인프라 현대화 정책과 민주당의 친환경 에너지정책을 동시에 충족하기 위해 현대식 도로망 구축, 신재생에너지 충전시스템, 5G(5세대)이동통신 관련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