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한국전력의 전기 판매 독점제체에 따라 송·배전사고 책임까지 모두 안게 돼 어깨가 무겁다.

김 사장은 한국전력 발전부문을 분할한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송·배전과 전기 판매시장에 다른 회사들도 함께 참여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오늘Who] 김종갑, 한국전력 전기판매와 송배전 독점 놓고 싶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2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전기 판매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운영하고 있어 송전, 배전, 변전 등의 설비에서 비롯된 사고책임도 모두 한 몸에 질 수밖에 없다.

4월4~5일 강원도 산불도 전신주와 고압전선이 원인으로 밝혀지면 한국전력은 송·배전사업 전담 및 관리회사로서 민사적 배상을 도맡아야 한다. 

송·배전 기술노동자들은 한국전력이 송·배전사업을 독점하는 만큼 설비 관리부실에 따른 노동자 안전사고에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배전 설비 고장건수 증가도 한국전력의 관리 소홀 탓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전력거래소가 4월 발표한 ‘2018년 전력계통 운영실적’에 따르면 송전설비 고장건수는 99건으로 2017년보다 22건 늘어났다. 증가폭이 28.6%에 이른다.

2018년 변전설비 고장건수는 50건으로 2017년보다 2건 증가했다.

송·변전설비 고장원인은 자연재해가 53건(35.6%)으로 가장 많았지만 설비결함도 43건(28.9%)이나 됐다. 외물접촉 19건(12.8%), 보수불량 17건(11.4%), 고장파급 11건(7.4%), 인적실수 6건(4.0%)도 고장원인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은 이를 두고 “송·변전설비에 안전점검 및 순시 예산을 해마다 증액하고 있다”며 “2018년 송·변전설비 고장건수는 3월의 잦은 폭설 등 자연재해 때문에 늘어난 것이고 2014~2018년 5년 동안 평균 고장건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은 2019년 송·변전설비 예산을 3870억 원으로 잡았다. 2018년 2712억 원보다 42.7% 늘어났지만 송·변전 사고건수는 늘어나 속만 끓이고 있다.  

한국전력은 2001년 이전까지 국내 발전, 송·배전, 전기판매를 모두 독점적으로 운영하다가 2001년 4월 발전부문은 정부의 전력산업 구조개편계획에 따라 화력발전 5개와 원자력발전 1개 회사로 분할했고 전력거래소와 전기위원회가 설립되면서 경쟁시장체계로 전환됐다.

반면 송·배전, 전기 판매부문은 여전히 한국전력 독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현재로서는 송·배전사업에 따른 관리 부담을 무겁게 지고 있지만 앞으로 송·배전과 전기판매시장에 다른 회사들도 함께 참여할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다.

김 사장은 4월30일 제2회 스마트에너지포럼에서 “발전, 송전, 배전, 전기 판매에 디지털을 결합해 다양한 전력 관련 산업이 생겨날 것”이라며 “전력산업이 디지털 변화의 흐름 속에 놓인 만큼 한국전력이 전력 판매시장을 독점하는 지금의 상황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력시장 운영체제 문제는 산업부에서 다루는 일이라 한국전력의 의지만으로는 될 수 없다는 데 김 사장의 고민이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산업부가 나서서 않는 이상 지금으로서는 한국전력이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라 송·배전사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