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1위 위해 정부도 돕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시스템반도체 인력과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점도 높게 평가하면서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의 글로벌 1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사) 분야의 시장점유율 10%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287조 원 규모로 추산돼 메모리반도체보다 1.5배 정도 크다. 로봇·바이오·자동차 분야 등에 적극 활용되면서 2022년 기준 3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2002년 이후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시스템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는 점유율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인력과 생산 기술역량을 쌓았고 기업의 투자여력도 충분하다”며 “우리가 강점을 지닌 제조업·정보통신기술 분야와 협력을 강화한다면 시스템반도체 수요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반도체의 성공 요건으로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협력과 상생 강화를 제시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인력·기술 대상의 투자와 산업 생태계 조성을 들었다. 

정부는 인력·기술 투자를 위해 반도체 분야에 관련된 국가의 연구개발(R&D)을 확대하기로 했다. 2020년부터 1조 원 규모의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해 차세대 반도체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정부 연구개발과 민간기업·학계 등을 연계해 연구인력을 양성한다. 대학교 계약학과로 반도체 관련 학과를 신설해 전문인재를 키우는 방안도 추진한다.

팹리스 전용펀드를 새로 꾸려 창업, 설계, 시제품 제작까지 성장단계별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창업 활성화를 유도한다.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분야의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회사를 돕기 위해 지능형 검침기와 폐쇄회로TV(CCTV) 등 에너지·안전·교통 분야의 대규모 공공사업과 연계한 시스템반도체 수요를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공공 분야의 수요 2600만 건을 확보해 2400억 원 이상 규모의 시스템반도체시장을 만들 방침을 세웠다. 

자동차·로봇 등의 제조업 또는 5세대(5G) 이동통신에 연관된 산업과 시스템반도체회사 사이에 협력체계를 만들어 정부가 민간 수요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맡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자신의 힘으로 선진국이 됐고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낸 만큼 정부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