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첫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 출시 지연과 중소형 올레드패널 수요 감소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0일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가격 하락으로 2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봤다"며 "갤럭시폴드 출시가 늦어져 명성에도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늦어지고 올레드패널 수요 줄어 '이중고'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삼성전자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조2천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을 반영하는 삼성전자 디스플레이부문이 영업손실 5600억 원을 보며 3년만의 적자를 기록해 전체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LCD업황 부진에 이어 애플을 포함한 세계 주요 스마트폰업체의 중소형 올레드 수요가 급감하면서 디스플레이부문 수익성 악화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한때 디스플레이업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주목받아 삼성전자의 '비밀병기'로 꼽혔던 중소형 올레드사업이 이제 화력을 잃은 신세가 됐다고 보도했다.

중소형 올레드패널이 더 저렴한 LCD 패널의 수요를 대체하는 데 충분한 경쟁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출시가 늦춰진 점도 중소형 올레드패널사업에 부정적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폴드를 26일부터 세계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지만 접는 올레드패널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서 출시를 장점적으로 중단했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갤럭시폴드에서 충격과 이물질에 따른 손상위험을 발견했다"며 "철저한 원인 분석으로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대책을 마련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갤럭시폴드 출시는 삼성전자가 올레드패널만이 갖추고 있는 기술적 장점을 홍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는 점에서 출시 지연이 아쉬운 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올레드 패널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LCD업황 악화에 대응해 디스플레이사업을 중소형 올레드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부진이 지속되면 디스플레이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갤럭시폴드 출시 지연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삼성전자가 실적과 브랜드 이미지에 받을 악영향도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 출시 지연은 중국 화웨이가 접는 스마트폰을 더 먼저 출시하도록 허용할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라며 "삼성전자가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갤럭시폴드 출시 지연사태까지 해결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