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저축은행을 신한금융그룹 비은행부문의 어엿한 한 축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에 따라 고객들이 중금리대출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고객을 겨냥한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우량고객들을 순조롭게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늘Who] '신한 장수 CEO'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환골탈태 성과

▲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를 맡은 2015년부터 매년 꾸준히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

연도별로 신한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를 살펴보면 2015년 80억 원, 2016년 125억 원, 2017년 168억 원, 2018년 194억 원 등이다.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 55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35% 늘어났다. 이 기세대로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수 있다.

신한저축은행이 선전하면서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는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주력 계열사로 꼽히던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생명보험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안착하고 있으며 여기에 신한캐피탈과 신한저축은행 등이 순이익 규모를 빠르게 늘리며 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이 지난해 말 그룹 사장단 대거 교체 속에서도 연임에 성공해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가 일반적으로 ‘2년+1년’인 신한금융에서 이례적으로 5년 동안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을 맡게 된 이유다.

신한저축은행은 2012년 출범 초기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김 사장이 환골탈태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1년부터 2013년에 걸쳐 진흥저축은행과 예한별저축은행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저축은행들을 차례로 인수해 신한저축은행으로 통합출범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진 뒤 저축은행들이 연이어 부실화되던 상황에서 정부의 구조조정이 시작돼 신한금융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대형 저축은행을 떠안은 모양새였다.

신한저축은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했으나 최근 빠르게 순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었던 주요 배경으로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정책에 따라 기존에 은행을 찾던 고객들이 중금리대출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신한금융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하나의 신한’ 전략에 따라 연계영업도 활발해지면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를 방문한 우량고객들이 신한저축은행을 찾는 발걸음은 더욱 잦아졌다.

김 사장이 신한저축은행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에 신한은행에서 마케팅지원그룹장, 리테일부문장, 영업추진그룹장 등으로 일했던 노하우가 십분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저축은행은 민간 금융회사 최초로 서민금융 상담창구인 '신한희망센터'와 '서민금융 서프터즈' 등을 운영하면서 고객들과 접점을 늘리기 위한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다만 정부가 ‘풍선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저축은행 등을 대상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신한저축은행의 사업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른 저축은행들이 정부 규제에 따라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높이는 것과 달리 신한저축은행은 여전히 개인고객대출에 상대적으로 집중하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609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5.15% 줄었다. 전제 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48.32%로 2017년 말보다 9.3%포인트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