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유가와 환율의 급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더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역시 최근 계속 강세를 보이며 1200원 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갈 길 바쁜데 고유가 고환율 겹쳐 '시름'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


유가와 환율의 급등은 모든 항공사에게 부담이 되는 외부요인이다.

유가 급등은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비를 높이는 직접적 요인이고 고환율은 여객 수요를 감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다른 항공사들보다 수익성 하락으로 우려를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재무구조 악화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검토에 등재한 채로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에 1조6천억 원을 투입해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급한 불은 끈 셈이다.

하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수익 창출능력이 악화되면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도 변동 이슈에 대한 나이스신용평가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결정과 관련된 모니터링 요소 가운데 하나로 ‘실질적 수익창출력 변화 정도’를 꼽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같은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당면한 사업상 리스크로 ‘유가 및 환율의 변동폭 확대’를 꼽기도 했다.

유가와 환율의 급등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2018년 하반기 유가 급등으로 영업이익에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018년 별도기준 350억7191만 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여기에는 유류비 부담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  

2018년 아시아나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연료유류비는 1조8293억 원으로 2017년보다 27.3%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영업비용에서 연료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3%로 같은 기간 대한항공의 연료유류비 비중보다 약 2% 높다.

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탑승률이 높은 중국 노선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항공사는 특정 노선의 탑승객 수와 상관없이 정해진대로 노선을 운항해야하기 때문에 노선 탑승률은 유류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항공사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준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5월초 중국 노선 운수권을 각 항공사에 배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토교통부가 중국 노선 운수권을 저비용항공사 위주로 분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신규 운수권은 그동안 과점체계를 누려오던 양대 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배분될 것”이라며 “정부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통해 형평성 제고와 항공권 가격 낮추기에 신경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에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인천~베이징 노선의 성수기 탑승률은 90%를 넘나든다. 

국제유가는 한동안 안정세를 보였으나 22일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의 예외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급등했다. 22일 기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와 두바이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65.7달러와 71.02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 역시 26일 기준 1161원을 나타냈는데 이는 2017년 1월31일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