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가 5세대(5G) 이동통신을 이용한 굴삭기 원격제어기술로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사업영역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두산인프라코어에 따르면 5G이동통신에 기반한 원격제어를 통해 지구 반대편에서도 굴삭기를 지연없이 조종하는 시범을 선보이는 등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5G 원격제어로 보릿고개에 대비하다

▲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사장.


글로벌 건설기계시장 규모가 2019년을 기점으로 축소된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주기적으로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건설기계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기 전략인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개발한 기술은 5G이동통신을 바탕으로 조종자가 실제 작업 현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현지 영상과 장비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송받으며 지연없이 굴삭기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현장처럼 사람이 접근하면 안 되는 위험한 현장의 작업도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굴삭기 원격제어시장이 어느 시점에서 열릴 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구체적으로 가늠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건설기계는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사이클산업인 만큼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보릿고개를 늘 대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굴삭기 1대의 교체주기는 일반적으로 3~5년으로 교체주기에 따라 전체 산업 규모가 확장과 축소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적 건설장비시장 조사기관인 오프하이웨이 리서치(Off-Highway Research)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건설기계 판매량은 2019년을 기점으로 둔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분기 중국과 북미 등 선진시장 호조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는데 중국 건설기계시장 호조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증권업계에서 나온다.

이런 산업경기 변동을 대비하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는 2018년 5월부터 LG유플러스와 손잡고 5G 원격제어기술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2018년 11월 열린 중국 바우마 건설기계 전시회에서 세계 건설기계업계 최초로 880km 떨어진 장소의 무인 굴삭기를 조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두산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무인 굴삭기를 직접 원격으로 작동하는 등 5G 원격제어기술을 홍보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4월 독일 바우마 건설기계 전시회에서는 8500km 떨어진 장소에서 무인 굴삭기를 작동하기도 했다.

박정원 회장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강조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한 모든 그룹사를 대상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신사업 발굴을 강조해왔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전통적 방식의 중장비 제조업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분위기가 내부적으로 있다”며 “현재 각 나라의 통신 인프라 수준에 차이가 있는 만큼 상용화 시점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ICT(정보통신기술)를 적용한 사업 발굴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