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지원방안을 확정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불발되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임의의 조건으로 팔기로 했다.
 
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에 1조6천억, 금호고속에 1300억 지원"

▲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산업은행은 23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 등을 거쳐 영구채 5천억 원 등 모두 1조6천억 원을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매각하고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발행을 통한 자본유치로 책임과 능력을 갖춘 새 경영주체에게 경영권을 넘기기로 했다.

채권단의 지원 규모는 모두 1조6천억 원이다. 영구채 매입 5천억 원, 신용한도(크레디트 라인) 8천억 원,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 3천억 원으로 구성된다.

영구채는 사실상 만기가 없고 이자만 지급하는 채권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신용한도는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이다. 마이너스통장의 최고 한도가 8천억 원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지급보증 여력을 확충하려는 목적으로 스탠바이LC(보증신용장)를 3천억 원까지 지원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자체 신용에 따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질 때까지 필요한 예비적 지원”이라며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기간에 불거질 수 있는 경영 불안을 해소하고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와 금호고속,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에 대비해 특별약정도 채권단과 맺는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임의의 조건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의의 조건이란 구주 가운데 일부만 팔거나 매각조건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말한다.
  
이 때 아시아나항공 상표권도 채권단이 지닌다.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45.3%를 담보로 금호고속에 1300억 원의 브릿지론도 지원하기로 했다. 브릿지론이란 일시적 자금난에 빠졌을 때 자금을 연결하는 다리(Bridge)가 되는 대출(Loan)을 말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박삼구 전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데 금호고속이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자칫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일을 막기 위해 이 자금으로 우선 대출금을 갚게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박삼구 전 회장의 배우자와 장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전량을 담보로 제공한다. 박 전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 42.7%는 금호타이어 대출 담보로 잡혀있는데 이 담보가 해지되면 이들이 보유한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도 담보에 포함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 인력 생산성 제고 등 자구노력도 지원방안에 담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