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적극 나서면서 인수 뒤 재무 부담도 덜 방법도 찾아야 한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데다 롯데카드 인수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재무구조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 롯데카드 인수하면 재무부담 어떻게 덜까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22일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700여 명으로 업계 2위인 KB국민카드보다 200명 가량 많다. 비슷한 순위의 우리카드(630명), 하나카드(75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46%로 8곳 카드회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비슷한 순위의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각각 4%, 6.42%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냈으며 삼성카드나 KB국민카드 등 상위권 카드회사들은 4%를 웃도는 자기자본이익률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수익성과 비교해 비용을 많이 쓰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품에 안게 되면 자금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롯데카드와 하나카드를 합병하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사업적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수익성 감소를 피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카드는 자기자본이익률이 낮은 데다 현재 카드산업의 규제 강도와 성장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하나금융지주의 자기자본이익률을 끌어내리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미 하나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감소에 따라 수익성에 부담을 안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NIM) 비율은 1.8%로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줄었다. 이 가운데 가맹점 수수료 감소에 따른 효과가 0.03%포인트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레버리지비율 역시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높은 편이다. 2018년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5.61%로 신한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 6곳 은행계열 금융지주의 평균인 122.20%를 웃돌았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출자가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회사의 과도한 차입을 통한 외형 확장을 막기 위해 130%미만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때 신종자본증권 등을 활용하게 되면 이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유상증자 없이 인수합병에 쓸 수 있는 자금이 1조 원 수준인데 나머지는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인수가격을 충당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롯데카드 인수가격은 최대 1조5천억 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이 지금까지는 회계기준상 자본으로 잡혔지만 앞으로는 부채로 인식될 수 있다.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금융상품의 표시 회계기준(IAS32) 개정작업을 진행하면서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해 발행자가 갚아야하는 원금과 이자가 모두 확정된 금액이기 때문에 부채로 분류해야 한다고 봤다.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한 회계기준이 바뀌게 되면 하나금융지주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다른 은행들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을 낮추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며 "롯데카드 인수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19일 마감된 롯데카드 매각 본입찰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참여했다.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한화생명이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