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G통신 상용화와 함께 기업 대상 서비스(B2B)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5G 네트워크가 아직 다 구축되지 않았지만 통신망이 갖춰지기 전에 기업 대상 사업(B2B)의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 수익성이 높은 B2B사업을 주도할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 5G통신 수익모델 만들기 위해 기업거래 길닦기 분주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16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기업 대상 서비스(B2B)를 본격화하기에 충분한 5G 기지국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사업파트너들과 B2B를 펼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B2B거래를 맺은 기업이나 기관 근처에 선제적으로 좀 더 촘촘하게 기지국을 까는 방식으로 B2B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15일 육군사관학교와 ‘5G 기술 기반의 스마트 육군사관학교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육군사관학교 학생들은 SK텔레콤의 ‘초저지연’ 5G 통신망으로 구현이 가능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통해 실전 같은 미래형 훈련을 받게 된다. 

기존에 10명 안팎의 단위로만 가능했던 통합 전투훈련도 SK텔레콤의 5G 네트워크를 통해 한번에 200명가량의 생도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기존 네트워크로는 동시 대규모 훈련이 어려웠는데 5G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5G를 기반으로 한 기업 대상 서비스를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스토아, 스마트오피스, 스마트모빌리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1일 5G 전파를 첫 송출했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명화공업을 5G 1호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LTE 때와 달리 5G 시대에는 기업 대상 서비스가 중요함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업계에서는 풀이한다.

명화공업은 경기도 안산에 ‘5G-AI 머신비전’ 솔루션을 적용한 스마트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5G-AI 머신비전은 공장 생산라인에 고화질 카메라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을 접목해 제품의 결함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는 솔루션이다. 

공장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는 부품을 카메라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면 고성능 인공지능이 사진을 순식간에 판독해 품질을 검사한다. 5G 통신이 카메라와 인공지능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SK텔레콤은 명화공업의 스마트팩토리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근로자 한 명당 생산성을 최대 2배까지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SK텔레콤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도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2월 말 CES에서 “명화공업 다음으로 SK하이닉스를 생각한다”며 “공장 전체에 28GHz 주파수를 써서 SK하이닉스 안에 스마트팩토리를 집어 넣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일에는 신세계와 손을 잡고 ‘5G 미래형 유통매장’을 만들기로 했다. 

고객들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서비스로 직접 매장에 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 직접 매장에서 쇼핑을 할 때 양 손에 물건을 들어 결제가 어렵다면 안전하게 자동결제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SK텔레콤을 대상으로 시험 적용된 스마트오피스 솔루션도 안정화가 끝나는 대로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5G 워킹쓰루 기술’을 통해 스마트오피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출입증이나 지문인식 없이 편하게 출입할 수 있고 ‘5G 가상 데스크톱 환경 도킹시스템’을 통해서는 개인노트북이나 PC 없이도 도킹 패드에 스마트폰만 꽂으면 즉시 업무를 볼 수 있다. 

2016년 10월 세계 최초로 ‘5G 커넥티드카’를 시연한 SK텔레콤은 5G 통신으로 굴러가는 자율주행차 솔루션 개발에도 한창이다. 

이처럼 SK텔레콤이 B2B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이유는 5G 통신망을 ‘미래 도시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지금까지는 전통적 소비자 거래(B2C)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으나 5G통신 시대에서는 ‘5G통신망’을 통해 이종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하다. 5G 통신망으로 지금까지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통신사들에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창출된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최근 긴급임원회의에서 “5G상용화가 다양한 기업(B2B)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국경제가 한 단계 도약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은 5G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B2B사업을 본격화기는 어렵지만 SK텔레콤은 이를 대비해 B2B사업의 노하우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G만을 단독으로 쓰는 ‘스탠드얼론(SA)’ 기술과 28Ghz 주파수 대역 기술이 고도화되고 나서야 5G 지연속도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B2B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LTE와 융합해 활용하는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이기 때문에 B2B사업을 본격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5G 상용화를 계기로 SK텔레콤은 B2B시장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초강자가 될 것”이라며 “품질과 보안이 강화된 5G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B2B 솔루션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