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PC방사업을 통해 모은 돈으로 한게임을 창업한 만큼 게임사업은 의미가 각별하다. 

최근 카카오가 게임부문에서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어 김 의장에게 넥슨 인수가 더욱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넥슨 인수 간절한 김범수, 문제는 카카오 자금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5일 게임업계와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다면 게임부문이 크게 도약하겠지만 김 의장이 충당해야 하는 자금의 규모가 만만치 않다.

김정주 NXC 대표이사가 매물로 내놓은 NXC 지분가치는 애초에 10조 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김 대표가 게임사업만 분리해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인수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최대 17조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1조2470억 원 보유하고 있다. 단기금융상품까지 더해도 2조1712억 원에 그친다.

김 의장은 우선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텐센트가 전략투자자로서 넷마블과 손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주주이기도 한 만큼 카카오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 의장은 적격 인수후보에 오른 베인캐피탈 등 재무투자자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 사모펀드 TPG는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에 5천억 원을 투자한 적이 있는데 이 사모펀드는 2월 5조 원 규모 아시아7호 펀드를 조성했다.

이 밖에 김 의장은 회사채 발행이나 유상증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지난해 1월에도 유상증자로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다만 유상증자를 하면 주가가 단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카카오가 재무적으로 막대한 부담을 안아야 하는데도 김 의장이 넥슨 인수에 뛰어든 데는 카카오의 게임부문 둔화세가 뚜렷하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카카오가 게임부문에서 2019년 매출을 3904억 원 낼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과 비교해 6.4% 감소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게임사업에서 배급역량과 비교해 개발역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자체 지식재산권도 빈약하다.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들을 개발하고 있지만 수익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차량경주게임 ‘프렌즈레이싱’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기준 166위로 밀려나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한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를 보이는 게임은 ‘프렌즈팝’으로 현재 55위에 올라있다.

PC온라인게임부문도 전망이 밝지 않다.

카카오게임즈는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를 배급한다. 배틀그라운드는 2018년 PC방게임 점유율 40%를 웃돌기도 했지만 지금은 18% 수준을 보인다.

9월 펄어비스와 맺은 ‘검은사막’ 배급 계약이 끝나는 점도 카카오 게임사업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넥슨 인수를 두고 “할 말이 없다”는 기존의 태도를 유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