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중국 TV홈쇼핑사업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2021년까지 중국 TV홈쇼핑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사실상 이런 작업을 거의 끝냈다. 
 
롯데그룹, 중국 TV홈쇼핑 완전철수도 서둘러 마무리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


2일 롯데쇼핑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중국에 럭키파이법인 3곳만 남겨놓고 모두 정리했다. 

롯데쇼핑은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모두 8개 있었던 중국 럭키파이법인 가운데 5곳을 2018년 청산했다. 롯데쇼핑은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산둥럭키파이법인 지분도 모두 매각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럭키파이유한책임회사 아래 자회사 2곳이 있다"며 "이 법인은 중국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초반에 세웠던 곳인 만큼 충칭 럭키파이의 계약기간 등이 끝날 때까지 이 법인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충칭럭키파이 지분도 계약기간이 끝나는 2021년까지만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지만 사실상 이 사업에서도 손을 뗐다. 사업권을 2015년 중국업체에 넘겼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2010년 중국 TV홈쇼핑회사 럭키파이의 지분 63.2%를 1억3천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중국 TV홈쇼핑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TV홈쇼핑사업은 롯데쇼핑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있지만 실질적으로 롯데홈쇼핑이 주도해왔다. 

롯데쇼핑은 홍콩에 중국사업을 관리하기 위해 롯데쇼핑홀딩스를 세우고 롯데쇼핑홀딩스가 지분 56.1%를 보유한 LHSC를 통해 럭키파이법인들을 운영해왔다. 

당시 중국 3위 TV홈쇼핑회사를 인수하면서 중국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했지만 럭키파이법인은 롯데쇼핑이 인수한 직후부터 줄곧 적자만 봤다. 

롯데쇼핑이 럭키파이 지분을 인수한 금액까지 합치면 중국 TV홈쇼핑사업에서 본 손실은 수천억 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여러 가지 규제 등에 부딪혀 사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국내의 다른 대형 TV홈쇼핑회사와 마찬가지로 롯데그룹도 중국에서 TV홈쇼핑사업을 접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이 본격화하자 중국 유통사업 규모를 크게 줄였다. 롯데홈쇼핑도 이런 기조에 발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는 2018년 1월 롯데그룹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21년까지 중국 TV홈쇼핑시장에서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등에 타격을 받아 100여 곳이 훨씬 넘었던 롯데마트를 2018년 매각하거나 청산해 모두 처분했다. 

롯데쇼핑은 2017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백화점을 5곳 두고 있었지만 올해 말까지 2곳만 남겨두기로 했다. 

다만 롯데그룹이 대만 TV홈쇼핑회사 지분은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홈쇼핑은 2004년 대만 최대 금융지주회사 푸방그룹과 모모닷컴을 설립해 모모홈쇼핑을 열었는데 현대 모모홈쇼핑은 대만 1위 TV홈쇼핑회사로 거듭났다.  

롯데쇼핑은 현재 모모닷컴 지분을 5%가량, 롯데홈쇼핑은 10%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롯데쇼핑만 모모닷컴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롯데쇼핑은 이 지분가치가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때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파악된다. 이렇게 된다면 모모닷컴의 지분가치가 최근 떨어져 당분간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모모닷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모모닷컴 지분의 장부가는 2018년 말 기준으로 503억 원 정도다. 2017년 말 장부가액이 570억 원을 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기업가치가 낮다고 판단해 시기를 기다릴 수도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초반에 모모홈쇼핑이 문을 열 때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에 도움을 줬을 뿐"이라며 "현재 모모홈쇼핑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데다 지분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중국정부의 사드보복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