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지난해도 삼성전자 등 계열사에 연간 매출의 대부분을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이전부터 꾸준히 강조하던 대외사업 확대 목표를 이뤄내기 위해 지분투자 등을 활용한 사업체질 전환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홍원표, 삼성SDS의 삼성전자 의존 낮추려 인수합병 호시탐탐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2일 삼성SDS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에 삼성SDS는 연매출의 71.1%를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종속회사에서 올렸다.

2016년 73.8%, 2017년 73.5%와 비교하면 매출 비중이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단일 고객사에 대부분의 실적을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홍원표 사장이 지난해부터 공식석상에서 삼성SDS의 대외사업 확대 목표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아직 성과가 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사장은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신기술을 기반으로 제조와 물류,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체 개발한 솔루션과 플랫폼으로 삼성SDS의 대외 및 해외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 관계자는 "대외사업은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계열사의 매출 비중을 낮추려면 현실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홍 사장이 솔루션사업부문장을 맡아 IT서비스 사업영역을 본격적으로 다각화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리는 성과를 봤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계열사의 대규모 공장 증설이 이어지면서 삼성SDS의 핵심 신사업인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매출 증가에 기여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홍 사장은 삼성SDS의 좋은 실적에도 삼성 계열사를 제외한 고객사에서 수주 성과가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 관계자는 "현재 삼성전자 등 관계사를 통해 안정적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계열사에 매출을 의존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의 스마트팩토리와 클라우드 서비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분석 솔루션 등 IT서비스 핵심 신사업은 기술 경쟁력에서 세계 업무용 솔루션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사인 삼성전자의 사업장과 공장에 삼성SDS의 기술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삼성SDS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SDS가 축적한 역량을 기반으로 대외 고객을 적극 공략하면서 IT 서비스 신기술을 통해 세계에서 기업 대상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사장이 실제로 삼성전자에 삼성SDS의 매출 의존을 낮추는 데 속도를 내려면 더욱 공격적 전략을 앞세워 고객사를 늘려가야 한다. 

홍 사장은 최근 삼성SDS의 외부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전략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SDS는 3월 이스라엘 클라우드 컴퓨팅기업에 지분투자를 결정하며 클라우드 서비스에 외부 기업의 기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홍원표, 삼성SDS의 삼성전자 의존 낮추려 인수합병 호시탐탐

▲ 삼성SDS의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지난해는 미국 클라우드 기술업체에 투자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핵심기술 확보와 성장을 위해 투자를 동반한 사업협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삼성SDS가 홍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전에 외부 기업에 투자와 관련한 소식을 밝힌 일이 거의 없다는 점에 비춰보면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SDS가 현재 3조6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어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사장이 앞으로 세계에 폭넓은 고객사 기반을 확보한 해외 업무용 솔루션업체 등을 인수해 단기간에 삼성SDS의 사업영역을 확장하려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홍 사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IT서비스 전략사업을 중심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해 삼성SDS의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