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의 해외사업을 올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중국사업을 사실상 모두 정리했는데 앞으로 미국과 베트남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용진, 이마트 중국사업 실패 딛고 미국과 베트남으로 다시 진격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1일 이마트에 따르면 2018년 중국사업을 모두 털어내고 미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한다. 

특히 미국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2018년 3분기 보고서에도 해외사업과 관련해 “기존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미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마트는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미국에 이마트아메리카 법인 한 곳만 뒀지만 2018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현재 장터코퍼레이션과 PK리테일홀딩스까지 두고 있다.

장터코퍼레이션과 PK리테일홀딩스 둘다 이마트가 100% 출자한 법인이다.

이마트아메리카는 미국 상품을 국내로 직접 들여오기 위해 세운 법인이지만 장터코퍼레이션과 PK리테일홀딩스는 이마트의 미국공략을 위한 기지다. 

PK리테일홀딩스는 올해 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는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2019년 하반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번화가에 고급 그로서란트매장인 PK마켓(가칭)을 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로서란트매장은 식료품점과 음식점을 결합한 매장을 말하는데 이마트가 이곳에서 피코크 식제품을 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는 2018년 12월 PK리테일홀딩스를 통해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하면서 로스앤젤레스와 씨애틀 등에 매장 24곳을 두게 됐다. 

장터코퍼레이션은 이마트의 피코크제품을 만드는 생산법인이다. 이 법인은 미국 서부의 오리건주에 공장을 두고 있어 향후 PK마켓 등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이 PK마켓 등 PK리테일홀딩스를 향해 큰 기대를 보였다.  

정 부회장은 2018년 3월 열린 신세계그룹 상생채용 박람회에서 “미국 백인들이 좋아할 만한 아시안 콘텐츠를 들고 나가 외국 기업들과 승부를 겨루겠다”며 “한식뿐 아니라 일식, 중식,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식 등 아시안 토탈 푸드센터를 만드는 방식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물적 인프라를 구축해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 법인에 올해 얼마를 투자할지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올해 베트남에서 대형마트를 또 연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사업은 많은 매장을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데 베트남 고밥점은 매장이 한 곳밖에 없는데도 흑자를 냈다”며 “올해 안으로 호치민에 베트남 대형마트를 1곳 추가 출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진, 이마트 중국사업 실패 딛고 미국과 베트남으로 다시 진격

▲ 2015년 12월 개점한 이마트 베트남 1호점 고밥점.


이마트는 2015년 12월 베트남 호치민에 고밥점을 열었다. 고밥점은 설립 3년 만인 2018년 매출 621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내면서 흑자를 거뒀다.

이마트가 베트남에 첫 매장을 연 지 4년 정도 만에 새 매장을 내는 것인데 중국사업의 교훈을 발판삼아 신중하게 사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혔던 중국사업은 2018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모두 정리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가 상해이마트무역유한공사만 남겨놓고 대형마트법인은 모두 철수했다”며 “상해이마트무역유한공사는 중국에서 대형마트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게 아니라 국내 등으로 중국상품을 수입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해이마트무역유한공사는 이마트가 2005년 100% 출자해 이마트의 중국사무소를 확대 개편한 법인이다. 이마트가 수입대행업체를 거치지 않고 상품을 직접 구매하기 위해 세웠다. 

이마트는 2016년까지만 해도 상해이마트무역유한공사를 비롯해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상해신이백화유한공사, 무석이매득구물중심유한공사, 곤산이매득구물중심유한공사 등 대형마트법인 4곳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마트는 이 가운데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상해신이백화유한공사, 곤산이매득구물중심유한공사는 2017년에 모두 처분했고 2018년 무석이매득구물중심유한공사는 지분을 매각했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해에 첫 매장을 연 뒤 매장 수가 30곳에 가까울 정도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마침내 중국에서 모두 철수한 것이다. 

정 부회장은 2017년 8월 열린 스타필드고양 개장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말이면(2017년 말)이면 (중국에서) 완벽하게 철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는데 당초 계획보다 중국사업 철수작업이 길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