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비후성심근증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

셀트리온은 25일 비후성심근증(HCM) 치료를 위해 개발하고 있는 신약 ‘CT-G20’을 일본에서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일본의 한 제약회사에 판매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 일본에 비후성심근증 치료제 신약 판매권리 팔아

▲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


총계약금액은 2500만 달러(약 283억 원)다. 계약시점에 10%인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수령하고 상업화 과정에 따른 임상단계별 수취료(마일스톤)로 2250만 달러(약 255억 원)를 추후에 받게 된다.

셀트리온의 이번 계약은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매진해 제품의 소유권을 강화하고 유지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유럽, 한국 등지에서는 직접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그 외의 국가들은 일본의 판권 계약과 같은 형태의 사업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이는 제약업계의 일반적 기술수출 모델과는 다르다.

비후성심근증은 좌측 심실 벽이 두꺼워지는 심장 질환이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좌심실의 내강이 협소해지고 유출로가 폐색되면서 심장 이완 기능이 저하되고 심정지 돌연사, 심부전 등의 합병증을 얻기도 한다.  

현재 세계에서 비후성심근증 치료제로 공식 승인 받은 의약품은 없다. 비후성심근증 환자들은 호흡곤란, 피로감, 두근거림 등의 증상 완화를 위해 고혈압약으로 사용되는 베타차단제나 항부정맥 치료제를 처방받고 있다.

미국 내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약 65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1차 환자군인 폐쇄성 비후성심근증 환자는 약 60%인 40만 명이고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약 12만 명이다. 1인당 연간 약제비는 약 2500만 원 정도로 미국에서만 약 3조 원의 치료제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4월 초에 한국에서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첫 임상시험을 개시하고 3분기에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개시해 2022년 말까지 임상3상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품은 2023년 일본, 한국 등 글로벌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시장에 비후성심근증 치료제가 없다는 점에서 의료계에 미충족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CT-G20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글로벌 임상 과정에서 임상 비용 절감과 신속 심사가 가능한 미국 신약·희귀의약품 지정 여부도 타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셀트리온이 계획대로 미국에서 신약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통해 CT-G20의 허가를 획득하면 7년 동안 시장 독점권을 지니게 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