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소형 건설장비로 북미시장에서 두산밥캣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북미 소형 건설장비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소형 건설장비로 두산밥캣 아성에 도전

▲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19일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스키드로더(소형 건설장비) 신규 제품 3종을 대동공업과 손잡고 2021년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지금까지 국내외 매출의 대부분을 중대형 장비에서 거둬왔는데 앞으로는 소형 건설장비로까지 제품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국내는 소형 건설장비 수요가 많지 않은 만큼 소형 장비 수요가 많은 북미 등 선진시장이 주요 공략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는 중대형 장비 위주로 영업을 해와 쉽지 않은 도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만큼 해외시장 개척에 잔뼈가 굵어 ‘해외영업전문가’로까지 불리는 공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공 사장은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부터 건설장비부문에서 30년 넘게 일해 왔다.  많은 시간을 미국과 인도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바쳐왔다.

공 사장은 2017년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취임 이후에도 “우리의 무대는 언제나 세계”라며 “2023년까지 매출 7조 원, 세계시장 5위를 달성할 것”이라며 신규 시장 개척에 의지를 보여 왔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딜러 개발전담팀'을 따로 꾸리기도 했다.

공 사장은 이번에 목표 달성을 위한 새로운 무대로 북미 등 선진시장의 소형 건설장비부문을 선택했다.

북미 지역의 소형 건설장비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5%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키드로더 판매량은 연간 9만 대, 3조 원 수준으로 파악되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북미 소형 건설장비시장에는 두산밥캣이라는 거목이 버티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두산밥캣과 맞대결을 피할 수 없다.

두산밥캣은 50년 이상 북미에서 1위를 지켜 온 소형 건설장비 강자로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에 인수됐다.

이 회사는 1960년대 세계 최초로 스키드로더를 개발한 뒤 지금까지 55년 이상 스키드로더의 대명사로 인식되고 있다. 현지 건설현장에서는 ‘스키드로더’와 ‘밥캣’이 동일한 의미로 사용될 정도다.

두산밥캣이 북미 지역에 확보하고 있는 600개 이상의 딜러망과 3천 명 이상의 딜러는 다른 업체가 북미 시장에 쉽사리 진입할 수 없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현대건설기계가 두산밥캣의 아성을 단기간에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0여년 전 공 사장이 처음 미국 지사에 부임했을 때도 캐터필러라는 세계 건설기계시장의 강자가 버티고 있었다.

공 사장은 소형 장비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 향상이 중요하다고 보고 국내 농기계업체 1위인 대동공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년 동안 해외영업에서 쌓아 온 경험치도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이 될 수 있다.

공 사장은 국내 건설기계업체 불모지였던 미국에서 1992~1999년까지 7년 동안 직접 발로 뛰며 현대건설기계의 이름을 알렸던 경험이 있다. 당시 현대건설기계는 미국에서 건설기계 30대를 팔았는데 지금은 연간 3천 대 이상의 중대형 굴삭기 판매량을 올리고 있다. 

2007년에는 인도에 처음 진출해 현대건설기계의 인도시장 점유율을 2위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니만큼 지금 당장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장기적으로 전체 영업력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공 사장은 1962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다. 마산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2011년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사업본부 해외영업 담당을 거쳐 2013년 인도 법인장을 역임했다.

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에서 분리된 2017년 4월부터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