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이 5G사업의 중심을 기업 대상 거래(B2B)에 두고 있다. 반면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소비자 대상 거래(B2C)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를 확보해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는 일이 아직까지 중요한 과제인 반면 KT는 비통신사업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을 목표로 세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황창규 하현회 다른 5G 수익전략, KT LG유플러스 누가 승자 될까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18일 업계에 따르면 5G 시대에서 KT와 LG유플러스가 다른 사업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황 회장은 15일 도쿄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미래는 5G 시대에 얼마나 많은 ‘기업 수요’를 잡아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5G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사업(B2B)부문을 중심으로 KT가 그동안 준비해온 하나하나의 에너지들을 올해 폭발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G 중심인 기업부문사업의 흐름에 따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며 B2B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하 부회장은 2월25일 MWC 2019에서 “B2C 서비스 통해 5G 주도할 것”이라며 B2C에 집중할 뜻을 보였다. 

하 부회장은 B2C사업이 5G 초기에서 중요한 만큼 우선적으로 B2C에 집중하고 이후 B2B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수한 통신네트워크와 준비된 B2C 상품·서비스가 결합되면 초기부터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아직 3위 사업자로서 가입자 확보가 여전히 절실한 처지이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업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입자를 늘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통신가입자수는 각각 47.1%, 31.7%, 21.2%로 집계됐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LTE의 첫 전파를 쏘아올리며 가입자 50만 명을 먼저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초기 주도권을 잡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 부회장은 5G 초기에 다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꼴찌 탈출’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최근 5G사업으로 내놓고 있는 서비스들도 B2C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들에 주로 소구되는 서비스인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이 접목된 콘텐츠들과 5G 통신망으로 구현되는 아이돌 라이브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광고 슬로건도 ‘일상을 바꾸다’다.

반면 KT는 비통신분야의 매출 비중을 늘리는 것을 전사적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5G에서 LG유플러스와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선택약정할인의 여파 등으로 통신사업자들은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통신서비스는 필수재이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가 많고 취약계층 요금 감면, 로밍제도 개편, 데이터 신규 요금제 재편 등을 끊임없이 요구받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KT는 통신사업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통신분야의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황 회장은 2017년 연임이 결정되고 난 뒤 ‘2017년 신년 전략워크숍’에서 “KT는 현재 대부분의 매출을 통신분야에서 내고 있다”며 “2020년에는 비통신분야의 매출비중이 20∼30%에 이르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겠다”고 말했다.

2기 경영의 청사진으로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모를 제시한 것이다. 

황 회장의 방침은 변함이 없다. 

황 회장은 2017년 초 “전통적 의미의 통신사업자에서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15일 ‘B20 도쿄 서밋 2019’에서도 “KT가 플랫폼회사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KT는 2017년부터 미디어와 스마트에너지, 금융거래, 재난·안전, 기업·공공가치 향상 등을 ‘KT 5대 플랫폼’으로 선정하고는 미래 핵심사업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황 회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만큼 KT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도약하는데 필요한 토대를 만들어 놓고 싶은 개인적 바람도 클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은 2017년 취임 당시 “KT의 먹거리와 미래, 정신을 확고히 세운 최고경영자(CEO)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