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 회사가 같은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권 부회장은 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인수가 끝난 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한 가족으로서 동등한 대우와 권리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오갑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한 가족으로 동등대우"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민영화 본계약 체결식에서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수를 마친 뒤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도 장담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을 '믿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20년 전 현대삼호중공업 위탁경영을 맡은 뒤로 현대삼호중공업은 호남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성장하는 등 건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권 부회장은 이번 인수 결정이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삼성중공업이 인수해 조선 2사체제가 되기를 기다렸지만 이 일이 여의치 않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나 조선업의 미래를 논의한 뒤 이번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한국 조선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결심이 이번 결정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중국이 (한국 조선업을) 따라오게 된 배경은 우리가 기술 개발을 소홀히 했기 때문인데 새로 설립될 '한국조선해양(가칭)' 법인은 세계 제일의 연구개발, 엔지니어링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본계약을 두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떠올렸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권 부회장은 "반세기 전에 정 명예회장이 미포만에서 사진 한장을 들고 우리나라 조선업을 개척한 순간이 떠올랐다"며 "3월20일이면 마침 정 명예회장의 18주기가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가다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