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통합물류법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출범하면서 물류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시장 3위 한진을 크게 따돌리며 '2강1중' 체제로 재편한다는 목표에 성큼 다가섰지만 1위 CJ대한통운을 따라잡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보인다.   
 
통합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제쳤지만 CJ대한통운 추격은 역부족

▲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부사장.


7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통합물류법인 출범을 통해 단숨에 물류시장 매출 규모 2위로 뛰어올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통합물류법인의 연 매출 규모가 약 3조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의 2017년 연 매출인 1조8126억 원보다 약 1조 원 많은 수치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통합 전까지 CJ대한통운, 한진에 이어 물류시장 매출 규모 3위에 올라있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2018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1조3197억 원, 한진의 같은기간 매출은 1조4216억 원이다. 

통합물류법인 설립은 현재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의 '1강2중'체제를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의 '2강1중' 체제로 재편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류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가장 대표적 사업 분야기 때문이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처리하는 물량이 많아지고 물량이 많아지면 한정된 자원을 최대의 효율로 배치하는 것이 쉬워져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물류업이 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업과 시너지를 내기 알맞은 사업 분야인 만큼 그룹 차원의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충청북도 진천에 위치한 은암산업단지에 초대형 물류센터(메가허브터미널)을 건설하기 위해 2018년 11월 충청북도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완공 목표시점은 2022년이다. 

메가허브터미널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3천억 원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18년 3분기 말 기준 1400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살피면 롯데그룹이 통합물류법인에 거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아우르는 물류 통합연구소를 건설하기도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의 진출이 이미 이뤄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시장 등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베트남에서 14개 점포, 인도네시아에서 4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한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CJ대한통운을 따라잡아 완벽한 2강체제를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과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출 격차가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2018년에 9조2197억 원의 매출을 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예측한 통합물류법인의 연 매출 규모인 3조 원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일각에서 통합물류법인의 수익성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6년 12월 롯데그룹에 편입된 이후 2018년 3분기까지 한번도 영업흑자를 내지 못했다. 롯데로지스틱스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던 계열사 편의점 벤더(구매대행)사업 역시 통합 이후에는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의 합병을 두고 2018년 12월 롯데로지스틱스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하향검토’에 등록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 하향검토 이유를 두고 “롯데글로벌로지스 사업이 경기에 민감하고 경쟁강도도 높기 때문에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라며 “롯데로지스틱스의 벤더사업 중단과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