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의지에도 농협 조합장선거의 공명선거 정착 쉽지 않아

고두형 기자
2019-03-04 14: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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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3월13일 열리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뤄야 하는 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금품을 주고받는 등 불법선거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이번 선거에서도 공명선거 정착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병원 의지에도 농협 조합장선거의 공명선거 정착 쉽지 않아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4일 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공식 선거운동기간(2월28일~3월12일)이 시작되면서 불법선거행위가 더욱 심해질 것을 우려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27일까지 농협 조합장 선거 관련 불법행위를 저지른 298명을 검거하고 10명은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금품선거로 검거된 비율이 68%(202명)로 가장 높다는 점은 아직도 조합장 선거에서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제2회 동시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불법선거행위와 관련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 회장은 불법선거행위가 적발되는 조합에 특별감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감사결과에 따라 지원 자금 회수와 자금지원 제한, 점포신설·표창의 제외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제2회 동시조합장선거는 농협이 선거문화를 혁신해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국민의 농협이 될 수 있는지를 판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에 시군지부장이 사명감을 지니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협이 대응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의 불법선거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은 조합장 당선으로 얻게 되는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조합장은 임기 4년 동안 단위 농협의 최고경영자 역할을 수행한다.

임직원 인사권과 경제 사업권, 대출한도 조정, 예산 재량권 등 많은 권한을 지닌다. 연봉도 5천만 원~1억 원 가량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장을 맡아 4년 동안 지역 경제사업을 이끌면 지방의원이나 자방자치단체장으로 진출하는 데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조합장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크지만 견제수단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조합원 총회와 이사회가 견제수단 역할을 해야 하지만 조합장이 총회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견제수단으로 작동하기 힘들다. 

조합장이 맡고 있는 역할이 중요함도 불구하고 조합장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치러지고 있다는 점이 불법선거행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후보자의 공약이나 능력을 제대로 비교하기 어려워 후보자 사이에서 차별적 요소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 혼자 선거운동을 해야 하고 연설, 대담 등을 할 수 없는 등 제약이 많다.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제25조부터 제30조는 선거공보, 선거벽보, 어깨띠·윗옷·소품, 전화, 정보통신망, 명함 등 6가지 방법의 선거운동만 허용하고 있다.  

후보자들이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정선거 유혹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 예비후보자 제도와 대담·토론회 등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정의당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전국 조합장들이 ‘깜깜이 선거’를 계속하게 해 달라고 국회의원들을 압박해 무산됐다"며 "선거제도 개선과 조합장의 지위와 책임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도 하루속히 조합장 선거제도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며 "지금 제도 아래서는 조합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이번 조합장 선거가 최대한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지역 농협들과 함께 공명선거 분위기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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