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어떤 사람들이 되나

▲ (왼쪽부터)김경호 홍익대 교수,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 대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들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 인사에 힘있는 목소리를 내며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보수도 높다. 

올해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에서 어떤 사람들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을까.

◆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로 5명 새롭게 합류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사외이사로 KB금융지주 1명, 신한금융지주 4명이 새로 합류한다. 

KB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경호 홍익대학교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경호 후보는 1954년 생으로 현재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회계 전문가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금융경영, 재무, 회계, 법률·규제, 리스크관리, HR, IT, 소비자보호 등 8개 전문분야로 관리하는데 회계 전문가였던 한종수 사외이사가 떠나면서 후임 역시 회계 전문가로 찾았다. 

신한금융지주에서는 4명의 사외이사가 새롭게 합류한다.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 대표다.

기존에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가 재일교포 측 인물이나 교수 등을 중심으로 꾸려진 것과 달리 관료 출신 사외이사와 글로벌 투자금융 전문가가 합류하면서 무게감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지주는 사외이사 5명이 모두 지난해 12월28일자로 새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의 임기가 끝나지만 재추천될 가능성이 높다.

◆ 전문성 등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금융권이나 금융 전공 교수 출신 많아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될까.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금융권에 몸 담았거나 금융을 전공한 교수가 많았다.

업무상 관계가 없어야 하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요건을 맞추다 보면 인력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지난해부터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금융권 사외이사로 대거 이름을 올리면서 경제관료 출신이나 금융 관련 연구원 출신도 많아졌다. 법조계 출신도 있지만 일반기업과 비교하면 비중이 낮은 편이다.

KB금융지주에서는 사외이사 7명 가운데 2명이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지냈다. 

유석렬 사외이사는 삼성캐피탈과 삼성증권, 삼성생명,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거친 삼성맨이자 금융맨이다. 스튜어트 솔로몬 사외이사 역시 메트라이프생명보험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금융권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이 밖에 박재하 사외이사는 한국은행과 한국금융연구원 등을 두루 거친 연구원 출신이다. 선우석호 사외이사는 현직 교수로 학계에 몸담고 있으며 한국금융학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최명희 사외이사는 씨티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을 지내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다. 정구환 사외이사는 변호사로 소비자보호 분야 전문가다.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 5명 가운데 정찬형 사외이사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를 지냈다. 노성태 사외이사는 한국은행 등을 거친 연구원 출신이며 박상용 사외이사는 교수 출신이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는 보수가 높고 실질적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만큼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경력이 다음 경력의 발판이 되기도 한다. 금융권을 떠난 뒤 사외이사를 지내다가 다시 화려하게 현직으로 복귀한 사람도 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과거 금융감독원 부원장을 지낸 뒤 충북대 경영대학 교수와 KB국민은행 사외이사 등으로 활동하다 2006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부행장을 맡으며 금융권으로 돌아왔다. 그 뒤 JB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랐고 지난해 12월 J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