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줄어드는 위탁매매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투자금융(IB)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1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대신증권이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 감소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신증권 순이익 계속 뒷걸음, 나재철 대체투자 역량 강화 ‘절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사장.


전자공시 시스템 내역을 보면 대신증권은 2018년 4분기에 순이익 1억 원을 내 2017년 4분기보다 99.3%나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에도 순이익이 377억 원으로 2분기(529억 원)보다 40% 줄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4분기 실적 감소는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 자회사 실적 부진, 일부 회계기준 변경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3분기까지는 한꺼번에 반영됐던 프로젝트펀딩의 수익이 4분기부터 만기일까지 분할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줄어든 것처럼 보였다”며 “100억 원가량이 내년에 순이익으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회계기준 변경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 증시 침체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감소가 실적에 미친 영향은 여전히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나 사장이 올해 부동산,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IB)방면에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절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는 국내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주식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위탁매매에 쏠린 사업구조를 다각화해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거세지고 있고 해외 주식시장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경기 둔화 조짐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대신증권은 위탁매매 수익비중이 40% 정도로 높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수익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일찌감치 수익구조 다변화를 꾀한 대형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비중은 30%대에 그친다.

나 사장은 해외 부동산시장과 부동산신탁업 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2017년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미국 법인도 세우며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해 9월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건물 2채의 지분을 전체 1227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나 사장은 최근 국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뉴욕이나 일본 동경, 싱가포르 등 선진국 도심의 상업용 부동산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서도 대외 영향을 덜 받는 투자처”라며 “해외 부동산 등 유망한 대체투자 상품을 개발해 차별화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에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신청하고 올해 3월 예비인가 결과 여부도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게 되면 기존에 진행하던 부동산 대체투자에 더해 부동산을 관리하고 개발하는 역할까지 맡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이전부터 부동산관련 투자금융사업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초기 단계”라며 “올해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