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될까?

LG화학에게 중국 전기차 배터리시장은 미개척지에 가깝지만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할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LG화학, 테슬라 중국 전기차공장에 배터리 공급하나

▲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로이터 등 외국 언론은 22일 중국 상하이에 초대형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는 테슬라로부터 수주를 따내기 위해 LG화학이 중국 전기차 배터리회사 CATL과 경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중국 배터리회사 리센과 논의를 진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LG화학 관계자는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사업과 관련해 테슬라의 중국 공장 건설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지난 10일 중국 난징의 전기차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각각 6천억 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LG화학이 지난해 10월 난징에 2조1천억 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 제2공장을 짓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3개월도 되지 않아 또 다시 큰 투자가 결정됐다. 

소형 배터리 공장은 테슬라가 전기차에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증설은 테슬라와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중국 난징 배터리공장이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점도 LG화학이 테슬라의 낙점을 받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LG화학은 테슬라에 내보일 만한 기술력도 이미 확보해뒀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열린 2018년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NCM811 배터리는 원통형으로만 만들고 있다”며 “전기버스나 소형차용으로 양산을 시작해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NCM811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8:1:1 비율로 섞어 만든 양극재가 쓰인 배터리인데 니켈의 비율이 높을수록 배터리 효율이 높아진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시장에서 상용화되고 있는 배터리는 NCM622나 NCM712 배터리로 LG화학이 양산에 성공한 NCM811 배터리는 2022년에야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미래 기술이다.

LG화학이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면 중국시장 개척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

LG화학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중국시장에서 발을 붙이기 어려웠다.

전기차시장 조사기관 SNE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LG화학이 중국에 출하한 전기차 배터리는 LG화학 전체 출하량의 2.1%에 그쳤다. 

이 기간에 중국에 출하된 전기차 배터리가 글로벌 출하량의 58%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LG화학이 중국시장에서 얼마나 고전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테슬라는 7일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짓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연 5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게 되는데 2017년 중국 전기차 판매량의 70% 수준이다.

테슬라는 중국 공장 건설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확보정책도 수정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배터리 확보망을 다변화하기 위해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탑재할 전기차 배터리는 파나소닉이 아닌 다른 곳에서 공급받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CATL과 BYD, LG화학, 삼성SDI 등 글로벌 메이저 배터리회사들이 계약 대상으로 물망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