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금융권 인사가 대체로 마무리됐다.

올해 증권사에는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카드사는 '구관이 명관' 기조가 뚜렷했다.
 
증권사 대표 인사는 세대교체 뚜렷, 카드사는 '구관이 명관' 기조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


증권사들이 새 먹거리로 투자금융(IB) 부문을 주목하면서 투자금융(IB) 전문가가 경영 전면에 나선 반면 카드사들은 업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기존 최고경영자들이 '수성'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과 내년 초에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 CEO의 대부분이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카드사는 금융권의 여러 업종 가운데 대표이사의 평균 임기가 가장 짧은 곳으로 꼽힌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주요 금융회사 44곳의 대표이사 재임기간을 분석한 결과 2009년 6월 말 이후 퇴임한 81명의 대표는 평균 3.4년의 임기를 채웠는데 이 가운데 카드사 대표의 재임기간이 평균 2.5년으로 가장 짧았다.

그러나 올해 카드사는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가 뚜렷하다. 누가 와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경험이 있고 업계와 회사 현황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최근 신한금융그룹에서 계열사 대표가 대거 교체되는 인사폭풍 속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임 사장은 이번에 진옥동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함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을 2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됐다.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도 이번에 롯데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이지만 이번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연임은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정수진 사장은 연임 여부가 불투명하다. 올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대표 인사에서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져 하나금융그룹 역시 세대교체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정 사장은 2016년 취임해 3년 가까이 하나카드를 이끌고 있다. 이미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카드에서는 원기찬 사장이 자리를 그대로 지켰고 BC카드에서는 이문환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의 임기는 모두 내년 12월까지다.

반면 증권사는 세대교체 기조가 뚜렷했다. 주요 증권사에서 유임된 인물은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부회장 정도에 그친다.

올해 초 NH투자증권이 정영채 사장을 CEO로 선임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 역시 증권가 최장수 CEO였던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12년 만에 떠나면서 대표이사를 정일문 사장으로 교체했다.
 
증권사 대표 인사는 세대교체 뚜렷, 카드사는 '구관이 명관' 기조

▲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와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KB증권도 두 명의 대표이사가 모두 바뀌었다. 2012년 현대증권 시절부터 6년 동안 회사를 이끌던 윤경은 사장이 회사를 떠났고 전병조 사장 역시 나란히 사의를 표명했다.

두 사람의 자리는 박정림 대표와 김성현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로 오르면서 채웠다.

신한금융그룹에서는 다음 회장 후보로도 꼽히던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떠난다. 김 사장의 후임으로는 김병철 신한금융그룹 GMS사업부문장이 내정됐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도 5년 동안 회사를 이끈 홍원식 대표가 물러났다. 후임은 김원규 전 NH투자증권 대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희문 부회장 겸 대표가 유임됐지만 김기형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세대교체의 물꼬를 텄다.

새롭게 증권사를 이끄는 인물들이 대부분 투자금융(IB) 전문가라는 점도 눈에 띈다.

앞으로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입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투자금융(IB) 강화 등 새로운 먹거리 마련이 국내 증권사들의 공통과제로 떠오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