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의욕적으로 미국에서 태양광사업을 시작했지만 3년이 넘도록 발전소도 짓지 못한 채 부지 임대료만 축내고 있다.

이에 따라 중부발전이 무리하게 해외사업을 추진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평락, 중부발전의 미국 태양광사업 처리 고심  
▲ 최평락 한국중부발전 사장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국회의원은 17일 중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부발전은 미국 볼더에 있는 태양광 발전사업의 전력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발전소를 짓지 못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2011년 12월 미국 볼더시 의회로부터 태양광 발전사업권자로 승인을 받았다. 미국 셈프라 등 8개 회사와 치열한 경쟁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

미국 볼더 태양광 발전사업 부지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남동쪽으로 약 25km 떨어진 사막에 위치해 있다. 중부발전은 당시 “미국 내에서도 태양광 자원이 최고인 지역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중부발전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12월 300MW급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세워 가동에 들어가야 한다. 중부발전은 3년 동안 이 사업에 모두 92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중부발전은 아직까지 공사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연간 28억 원의 부지임대료만 내고 있다. 공사를 시작하기 위한 필요조건인 전력매매계약을 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전력매매계약 예상단가도 점점 떨어지는 추세라 앞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도 여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부발전의 전력매매계약 예상단가는 2011년 135달러/㎿h였으나 2012년 95달러/㎿h로 떨어졌다. 지난해 70달러/㎿h로 떨어져 최초 예상했던 단가보다 49%나 낮아졌다.

중부발전은 이 사업이 국내의 어려운 태양광 기자재업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사업을 추진했다. 전문가들이 “미국에서 진행되는 태양광사업에 미국산 기자재가 쓰일 가능성이 높다”며 사업에 부정적 시각을 보였지만 중부발전은 투자를 강행했다.

부좌현 의원은 “공기업들이 해외투자를 하려면 철저한 계획과 충분한 현장조사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며 “이 사업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중부발전은 “사업비를 허투로 쓴 일이 없으며 수익성도 10% 이상 보고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공해야 국내 태양광 기자재업체들의 해외진출 길이 열린다”고 주장했다.

중부발전은 올해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인 ‘D등급’을 맞았다. 방만한 경영과 과다한 부채가 문제로 지적됐다. 중부발전은 금융권 부채가 연평균 18%씩 늘어나 지난해 은행 빚만 2조3천억 원에 이르렀다. 연간 이자만 629억 원씩 지불하고 있다.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은 2012년 취임 이후 수익성이 나지 않는 해외사업을 하나씩 접어왔다. 최 사장은 “공기업 사장으로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에 추가로 수백억 원을 투자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이 미국 태양광사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