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체제 현대차, 사업재편 본격화

이민재 기자
2014-08-20 18:4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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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체제 현대차, 사업재편 본격화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루 만에 7개 계열사를 3개로 줄이는 합병을 단행했다.

현대위아는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했다. 현대오토에버는 현대씨엔아이를, 현대건설은 현대건설 인재개발원을 품에 안았다.

현대차그룹의 이런 움직임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체제의 등장을 대비하기 위한 사업재편으로 풀이된다. 정 부회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기에 앞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정의선체제 대비 사업재편 나선 현대차그룹

현대위아는 이사회를 열고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현대위아는 “합병을 통해 금속소재 가공역량 강화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는 기업가치와 주주이익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계열사 합병은 삼성그룹이 이재용체제를 준비하며 사업구조를 개편한 것과 비슷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사한 계열사들을 정리해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경영권 승계를 쉽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 합병은 현대차 사업구조 개편의 시작”이라며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전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잇달아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합병하며 자동차 강판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올 4월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품에 안으며 건설사업 부문도 정리했다.

현대위아가 주요 부품계열사로 떠오르면서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부품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추가합병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위아를 합병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부품사업은 현대모비스로 일원화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오토에버의 현대씨엔아이 흡수합병과 현대건설의 현대건설 인재개발원 흡수합병도 실시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시스템통합(SI) 사업은 현대오토에버가 총괄하게 됐다.

◆ 정의선 승계에 미치는 영향은?

현대위아 합병으로 정의선 부회장을 둘러싼 지배구조가 주목을 받는다.

정 부회장은 현대위스코 지분 57.87%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합병으로 새롭게 현대위아 지분 1.95%(53만2125주)를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주당 합병가액인 19만8611원을 적용하면 정 부회장은 최소 1056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

정 부회장이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상장사 주식을 확보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때문에 현대위아 합병을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한 물밑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새로 얻게 된 지분이 미미한 수준인 만큼 승계와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히려 승계를 노렸다면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었던 현대위스코를 상장하는 편이 더 유리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보유하게 될 현대위아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합병을 경영권 승계작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정 부회장이 현대위아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림에 따라 현대위아의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승계에 필요한 자금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현대차나 기아차처럼 오너가 지분을 보유하게 된 주요 상장사라는 지위를 따냈다”며 “대주주의 계열사 지분 보유는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의 지분 취득에 따라 현대위아에 잠재적으로 오너십 프리미엄이 부여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정 부회장이 지분 31.88%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2005년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며 “덕분에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6천억 원에서 현재 3조7천억 원으로 535%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체제 현대차, 사업재편 본격화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 현대위아, 그룹 내 핵심 부품계열사로 등극


현대위아는 이번 합병으로 자산 5조5천억 원 규모의 핵심 부품계열사가 됐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위아는 이번 합병으로 파워트레인 일관생산체제를 갖추게 돼 부품사업에서 경쟁력을 더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워트레인은 엔진에서 나온 동력을 자동차에 전달하는 장치로 그동안 현대위아가 완제품을, 현대메티아와 현대위스코가 기초부품의 소재와 가공을 맡아왔다.

신 연구원은 “예전에 부품생산을 단계별로 나눠서 담당해왔지만 이제 통합된 생산조직을 운영하게 됐다”며 “합병 효과로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위아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지자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20일 현대위아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97% 오른 22만5천원에 마감했다. 6개월 전인 2월20일 주가 15만5천원과 비교하면 약 45% 이상 상승했다.

증권가도 이를 반영해 현대위아의 목표주가를 평균 15~20%씩 상향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3만원에서 30만원으로 7만원이나 올렸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도 기존보다 각각 15%와 18% 올린 25만원과 26만원을 새로운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현대위아는 이르면 11월 안에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1일이고 합병비율은 현대위아와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 순으로 1대 1.5324378대 0.1908706이다.

합병가액은 현대위아가 19만8611원이고 현대위스코가 30만4359원, 현대메티아가 3만7909원으로 산정됐다.

합병 후 현대위아의 자산은 올 2분기보다 5.8% 늘어난 5조5196억 원이 된다. 매출액도 7.6% 늘어 4조130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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