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IBK기업은행 주가 고전 중, 윤종원 혁신금융으로 배당 키우나
등록 : 2021-05-11 13:41:03재생시간 : 9:15조회수 : 3,588성현모
◆ IBK기업은행 코로나19 이전으로 주가 회복, 배당정책 차별화 관건

IBK기업은행 주가 흐름은 앞으로 내놓을 배당정책에 따라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 특성상 기획재정부, 즉 정부가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행이 배당을 실시하면 대부분이 정부 세입으로 들어가고 나머지가 일반주주에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2019년까지 일반주주들에 더 많은 배당을 주고 정부는 적게 받는 차등배당을 실시해 왔는데 최근 결정된 2020년도 현금배당은 차등배당 없이 동일한 배당비율을 결정했습니다.

코로나19로 정부가 금융지원 등에 사용해야 할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기업은행에서 배당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차등배당을 하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그런데 기업은행이 지난해 정부 대상으로 약 4125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정부의 지분율은 높아졌고 전체 주식 수가 크게 늘어서 일반주주들의 기업은행 주식가치는 희석이 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등배당까지 실시하지 않아서 일반주주들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셈이죠.

기업은행이 실시한 2018년도 현금배당은 일반주주 대상 1주당 690원, 정부 대상 559원이었고 2019년도에는 일반주주 670원, 정부 472원으로 꽤 큰 차이가 났습니다. 하지만 2020년도 현금배당은 일반주주와 정부 모두 똑같이 471원으로 일반주주가 받는 몫이 많이 줄었습니다.

기업은행 주가는 4월 말 기준으로 9천 원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이던 2020년 1월 1만 원 초반대에서 사태가 본격화된 3월 5천 원대로 반토막이 났고 이후 주가가 점차 상승했지만 결국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기업은행이 이른 시일에 일반주주를 위한 차등배당 계획과 같은 의미 있는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주가 회복은 갈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 증권사는 최근 보고서에서 “기업은행이 올해 업계 최고수준의 배당성향을 내놓을 수 있고 차등배당을 결정할 가능성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 윤종원, 혁신금융 성과로 기업은행 실적과 주가 반등 노린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혁신금융분야에서 성과를 내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업은행의 중장기 성장기반을 다져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배당정책과 같은 요소가 단기적 주가 흐름에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기업은행이 실적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성장세를 이어가 근본적 기업가치를 증명하는 일이 주가 상승에 핵심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시대 한국경제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한국판 뉴딜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친환경과 디지털, 소재부품장비 등 한국판 뉴딜 핵심산업의 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인데 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 기반으로 두고 있는 만큼 충분한 노하우와 경험, 네트워크 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윤 행장은 이런 유망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돕는 동시에 투자성과를 거둬 새 성장동력도 확보하는 혁신금융을 새 중장기 성장전략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기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이를 통해 기업은행 실적과 기업가치도 모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데, 결국 이런 혁신금융분야에서 실제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가 앞으로 기업은행 주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확보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신규고객을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일도 윤 행장에 중요한 과제입니다.

기업은행이 저금리로 대출을 공급하는 금융지원에 힘을 실으면서 당장 기업은행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이를 통해 기업은행 신규 고객으로 남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고객이 결국 나중에 기업은행에서 다양한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잠재적 고객 기반으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윤 행장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바라보고 중장기 성장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윤종원, 기업은행 지주사체제 대신 ‘원IBK’ 전략 앞세워

“지주사 전환은 장단점이 있어 실익이 문제점을 넘어야 하는 사안이다. 당분간 지금 체제에서 자회사와 시너지를 높이는 데 중점을 두겠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최근 진행한 서면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자회사별로 강점을 활용한 ‘원IBK’ 종합금융서비스를 앞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기업은행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해 일반 금융지주사와 같이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계열사들의 협업체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고 기업은행 측에서도 오래전부터 이런 계획을 검토해오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윤 행장이 이런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 지금 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기업은행과 여러 자회사가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낼 방안을 찾겠다는 태도를 보인 것입니다.

윤 행장은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연금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를 키워 기업은행의 이자이익 감소를 만회할 수 있는 사업체질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최근 이 계열사들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육성을 위한 전략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은행의 이자이익으로 안정적 실적기반을 마련하고 성장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기업은행과 자회사 협업은 정부 한국판 뉴딜 추진과 맞물려 디지털과 친환경 등 신산업기업에 자금을 공동으로 투자하는 등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IBK캐피탈과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신생기업 네트워크와 기업금융 투자 노하우를 기업은행의 체계적 신생기업 육성 프로그램과 합쳐 한국판 뉴딜을 지원하고 기업은행과 자회사도 이를 통해서 투자수익을 거두는 성장기회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윤 행장이 추진하는 이런 변화는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한국판 뉴딜 추진에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 그리고 기업은행과 자회사가 ‘원IBK’ 전략으로 시너지를 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 윤종원, 관료출신의 장점 앞세워 낙하산인사 논란 극복

윤종원 행장은 지난해 취임하면서 청와대 경제수석 출신으로 기업은행장에 임명됐다는 점 때문에 경영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지 않았다는 ‘낙하산인사’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런 논란은 최근까지도 정치권에서 문제로 삼고 있는 요소인 만큼 윤 행장이 관료출신의 한계를 넘고 오히려 이런 경력을 장점으로 앞세워야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대대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행장에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윤 행장이 기업은행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힘을 실어줬습니다.

청와대 관료출신으로 정책금융 분야에 밝고 정부의 뜻에 따라 경제정책이 중소기업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다는 장점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 행장은 국무회의 등 자리에서 낙하산인사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실력과 결과로 증명하겠다며 자신을 보였는데요. 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를 효과적으로 극복해 성장기반을 마련하고 또 기업가치도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이 앞으로 윤 행장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윤 행장은 청와대에 근무할 때부터 정부의 핵심 ‘브레인’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윗선에 보고할 일이 있을 때 일목요연하고 체계적 보고로 내용을 확실하게 전달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매우 꼼꼼하고 부지런한 성격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기업은행장에 오른 뒤에 영업점과 거래 중소기업 영업현장을 부지런히 방문하는 등 활발한 현장경영을 이어오기도 했습니다.

◆ 기업은행 노사갈등 지속, 윤종원 노사화합 중장기 과제로 남아

윤종원 행장이 해결해야 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업은행 노사관계 개선입니다.

기업은행 노조는 그동안 윤 행장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습니다. 우선 윤 행장이 처음 선임됐을 때 낙하산인사에 반대한다며 노조의 출근 저지 운동에 장기간 정상출근을 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직원 성과평가체계를 개선해달라는 요구 때문에 노조와 대립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불발되면서 마찰이 빚어질 조짐이 보이는데 노조는 윤 행장이 취임할 때 약속했던 노조추천이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단체파업 등 강경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 측에서 추천한 사외이사를 기업은행 이사회에 포함하는 방안인데 윤 행장이 노조의 이런 요구에 확실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파업사태가 장기화하며 노사관계도 악화한 상태로 이어져 기업은행 실적과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결국 윤 행장이 이런 여러 걸림돌을 넘고 노사관계를 봉합해 안정적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행장은 최근 서면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건설적 노사관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올해는 성숙한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이른 시일에 기업은행 노조추천이사 선임을 비롯한 여러 노사 화합방안이 추진돼 중장기적으로 윤 행장이 노사관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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