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한섬 주가 코로나19 백신에 살아나, 김민덕 화장품에 승부 걸어
등록 : 2021-03-30 14:11:05재생시간 : 6:18조회수 : 5,572성현모
◆ 김민덕, 화장품사업에서도 한섬 프리미엄 전략 통할까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가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화장품사업에 도전한다.

한섬 주가는 이 사업의 성공에 따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미 제품 개발은 완료된 상태로 생산업체 선정과 브랜딩 패키지 전략을 검토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화장품사업을 맡은 한섬라이프앤은 최근 오에라, 캘리브레이트 등의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한섬은 현대백화점그룹의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온라인몰 등을 활용할 수 있고 한류스타 등을 활용한 대대적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현대백화점 그룹의 대표적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회사인 데다 부채비율도 22% 수준으로 낮아 투자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 패션사업 정체, 화장품사업은 새 돌파구

한섬은 국내 패션사업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데 국내 패션시장은 2014년 이후 0.9%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섬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해 2017년부터 1조2천억 원대에서 정체해 2017년 1조2287억 원, 2018년 1조2992억 원, 2019년 1조2598억 원, 2020년 1조1959억 원을 보였다.

2021년에는 1조288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런 성장 둔화를 다각화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김 대표는 2020년 3월 주총에서 “미래 성장성 및 사업성 검토를 위해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며 “이를 통해 한섬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생활방식 창조기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섬의 제품전략은 럭셔리 브랜드와 동일하거나 비슷한 디자인의 제품을 아시안핏 고급소재로 재해석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것이다.

할인을 하지 않고 이월상품을 모두 폐기하는 프리미엄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브랜드 가치를 잘 지켜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섬은 이런 전략을 액세서리, 생활용품, 화장품 등으로 확장하려고 하는데 특히 화장품은 의류보다 마진이 높아 매력적 신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가 일찌감치 화장품사업에 진출해 패션사업 부진을 이겨낸 점도 한섬이 화장품사업 진출을 서두르게 한 이유로 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 연결 영업이익 90%를 화장품사업에서 냈다.

한섬이 진출하려는 기능성 화장품시장의 전망은 밝다. 한섬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시장은 1조5천억 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최근 뷰티시장의 중요도가 색조화장품에서 기능성화장품으로 점차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한섬에 긍정적입니다. 온라인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색조화장품 소비가 소폭 줄고 기능성화장품 소비는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꾸미기보다 본질적 아름다움 추구하는 경향이 늘고 화장품성분을 민감하게 따져보는 ‘노케미족’, ‘체크슈머’ 소비자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화장품사업 성공 장담은 어려워

화장품업계가 레드오션이 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한섬을 비롯한 패션회사는 물론 식품, 제약, 대형병원까지 모두 화장품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기존 화장품업체들도 버티기 쉽지 않다.

한섬이 패션사업에서 거둔 성공을 화장품사업에서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동종업계 성공사례로 꼽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비교적 경쟁이 적었던 2010년대 초 화장품사업에 진출해 5~6년에 걸친 시행착오 끝에 저가 색조화장품시장에서 입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막 화장품시장에 들어온 회사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세운다고 해서 시장에서 인정해 준다는 보장이 없다.

한섬이 국내에 이어 기대하는 중국시장에서도 한국 화장품이 진출할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중국에서도 유럽 명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 뒤를 중국 현지 럭셔리 브랜드들이 쫒고 있다.

한섬의 화장품은 자칫 현대백화점에서만 파는 로컬브랜드가 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셈이다.

◆ 한섬 주가,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다시 최고가 도전 

한섬은 1987년 설립된 국내 패션회사로 타임, 마인, 시스템 등의 패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현대홈쇼핑이 한섬의 지분 34.6%를 4200억 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은 그룹 유통채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고 있다.

한섬 주가를 살펴보면 패션업계 불황속에도 견조한 실적 유지하며 2019년 초 최고가 4만8850원 보이기도 했으나 2020년 초 코로나19로 주가는 1만59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5월 클린젠코스메슈티칼(현 한섬라이프앤)을 인수한 뒤 3만 원대 회복했으며 2021년 3월부터는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화장품사업 본격화 기대감에 다시 4만 원대로 올라섰다.

◆ 김민덕, 고급화전략 지키면서도 온라인 전환으로 코로나19 버텨내

김민덕 대표는 한섬의 프리미엄 콘셉트를 온라인몰사업에서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몰 한섬몰은 할인보다는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한 퀵배송, 시착서비스, 반품서비스 제공해 프리미엄 정책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VIP정책을 세분화해 경쟁구매를 부추긴 것도 한섬몰의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아무리 한섬이라고 해도 온라인에서는 프리미엄정책을 고집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김민덕 대표는 보란 듯이 지켜냈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새로 추진하는 화장품사업도 더욱 주목받는 것이다.

김민덕 대표는 1967년 태어나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 및 지원담당 등을 거친 전략 및 재무 전문가다.

2017년 한섬으로 이동해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을 맡다 2019년 11월 대표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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