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GS건설 주가 한번 더 뛰나, 임병용과 허윤홍 신사업에 달렸다
등록 : 2021-02-09 11:32:29재생시간 : 11:56조회수 : 9,960성현모
◆ GS건설 건설사 정체성 뛰어넘나, 주가 열쇠는 신사업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수처리, 모듈러건축,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건설사를 뛰어넘는 기업체질 바꾸기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회사이름에서 '건설'을 떼어내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회사이름 변경을 위해 GS인더스트리얼솔루션, GS플랫폼, GS인더스트리 등을 임시등록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회사이름은 바뀌지 않았지만 GS건설의 장기적 방향을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1분기 분기보고서부터 신사업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로 떼어내 공시하고 있습니다. 건설사 중에서는 매우 드문 일입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국내 주택사업이 폭발적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데다 코로나19 같은 변수로 해외 플랜트사업의 불안정성도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 부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탄탄한 주택사업으로 중심을 잡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GS건설 신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을 건설업종 최선호주로 꼽으며 "주택건축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이익 성장에 더해 다양한 신사업 추진 및 구체화가 업종 내 차별화된 투자포인트가 될 전망이다"고 말했습니다.

GS건설 신사업부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904억 원, 4분기 1910억 원으로 꾸준히 중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사업부문에서 매출 6110억 원을 냈는데 올해에는 신사업부문에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50%가량 증가한 9천억 원  이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됩니다.

GS건설은 수처리, 모듈러건축, 배터리 재활용, 데이터센터, 자산운용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른 건설사들이 한, 두 가지 신사업에 집중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신성장동력 마련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볼 수 있습니다.

◆ CEO 임병용과 오너4세 허윤홍의 신사업, 수처리와 모듈러건축이 선봉

임병용 부회장이 이끄는 GS건설에서 임 부회장과 함께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외아들 허윤홍 사장이 신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GS건설은 2018년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추진실을 만든 뒤 지난해 신사업추진실을 사업본부로 승격했습니다. 신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허윤홍 사장은 2020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신사업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신사업 가운데 수처리와 모듈러건축사업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며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GS건설은 2012년 2800억 원을 들여 스페인 건설사 'OHL' 계열사였던 수처리전문기업 이니마 지분 80%를 인수하고 수처리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2019년 7월에는 GS이니마의 나머지 지분을 887억 원에 추가 인수함으로써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GS이니마 매출은 해당연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1606억 원, 2019년 1939억 원, 2020년 2229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입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139억 원, 149억 원, 222억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GS이니마는 지난해 11월 중동 오만에서 매출규모 2조3310억 원으로 추산되는 해수담수화사업 2건을 수주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업은 GS이니마가 금융조달 및 시공과 함께 20년 동안 운영까지 모두 맡게 됩니다. GS이니마의 수처리사업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입니다.

GS건설은 GS이니마 브라질 법인을 통해 브라질 1위 수처리업체 BRK암비엔탈의 산업용수사업부문을 2300억 원에 인수했고 국내 수처리 전문업체 부강테크 지분 29%를 300억 원에 사들이기도 했습니다.

최근 GS건설은 GS이니마 상장을 준비하며 수처리사업 경쟁력 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모듈러건축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모듈러공법은 건축물의 전부 혹은 일부를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으로 들여와 조립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GS건설은 수천억 원을 투자해 지난해 1월 영국의 철골 모듈러건축 전문기업 엘리먼츠와 폴란드 목조 모듈러주택 전문기업 단우드를 인수했습니다. 이후 미국 모듈러건축 전문기업 스카이스톤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허윤홍 사장은 엘리먼츠와 단우드를 인수하면서 "인수기업 사이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듈러건축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GS건설은 해외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국내 건축시장에서도 모듈러건축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GS건설은 2021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충북 음성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프리캐스트 콘크리트는 모듈러건축에 쓰이는 블록을 말합니다.

GS건설은 최근 130세대 규모의 강화 신문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모듈러건축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듈러건축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공격적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온 모듈러건축사업도 GS건설 신사업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모듈러건축시장은 지난해 1조2천억 원에서 2022년 2배인 2조4천억 원으로 커지는 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2차전지 재활용, 데이터센터, 자산운용사업도 키운다

GS건설은 배터리 재활용, 데이터센터, 자산운용사업까지 신사업 보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1월 '포항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을 맺고 배터리 재활용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GS건설은 2022년까지 포항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 1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 소재를 연간 4500톤까지 회수할 수 있는 재활용시설을 조성하고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정부의 전기차 공급 확대정책으로 국내 전기차 폐기물 배터리 발생량은 지난해 4700개에서 2030년 8만 개까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배터리 재활용사업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데이터센터 개발·운영사업에도 나섰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특수목적법인 에포크피에프브이를 설립하고 경기도 안양에 데이터센터 시공에 개발, 운영사업까지 펼치게 됐습니다.

이전까지는 9곳의 데이터센터 시공만 맡았는데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 것입니다.

데이터센터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매년 16%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단순 시공이 아니라 개발·운영사업까지 뛰어든 것으로 분석됩니다.

부동산 자사운용사 인수를 통해 자산운용사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말 GS건설의 자회사 지베스코는 부동산 자산운용기업 코고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자산운용사업으로도 보폭을 넓혔습니다.

자산운용사업은 데이터센터 개발사업뿐 아니라 주택건축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부동산 확보를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됩니다.

다만 이런 신사업들은 본격적으로 출발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 GS건설 신사업 확장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 임병용 인수합병 추진할까

임병용 부회장이 GS건설의 신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지금까지 신사업을 키울 때 인수합병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수처리사업에서 GS이니마, 모듈러건축사업에서 엘리먼츠, 단우드 등이 있습니다.

주택, 건축, 토목, 플랜트 등 기존 건설사업과 다른 신사업은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병용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 육성을 위해 시너지 창출이나 가치 높이기에 효과가 기대되면 선별적으로 인수합병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하며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우수한 분양실적을 통해 창출하는 현금을 신사업 관련 인수합병에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GS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만 2조1483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현재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도 충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이 218%로 다소 높은 점은 추가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옵니다.

◆ '자이' 앞세운 GS건설 주가, 분양시장 기대로 오름세

GS건설은 브랜드 '자이'를 앞세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GS건설은 건축주택 매출비중이 2018년 54%, 2019년 58%, 2020년 57%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매년 건축주택사업에서 매출 6조 원가량을 내고 있는데 올해도 높은 분양목표를 세우며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2만7천 세대의 주택을 분양한 데 이어 올해도 2만8천 세대가 넘는 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주요 건설사 주가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와 집값 상승에 따른 분양시장 호조 기대로 꾸준히 상승해왔습니다.

GS건설도 2019년 1만6천 세대를 공급한 뒤 분양실적을 늘려가며 이런 흐름과 함께했습니다.

GS건설 주가는 지난해 9월29일 2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올해 1월20일에는 4만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4개월 사이에 80% 이상 주가가 급등한 것입니다.

최근 1년 동안 국내 주요건설사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3월 저점과 최근 고점을 비교했을 때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았던 주가는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겼던 2018년 10월2일에 밟았던 5만4700원입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실적을 냈던 2018년 이후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3월까지 지속적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 오너의 신뢰 한 몸에 받는 임병용, 허윤홍 성공적 경영승계도 책임진다

임병용 부회장은 신사업을 주도하며 경영역량을 쌓고 있는 허윤홍 사장이 충분한 경험을 쌓을 때까지 GS건설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입니다.

임 부회장이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사업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도 신사업 성과를 통해 허윤홍 사장의 경영권 승계의 정당성을 마련한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임 부회장은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임 부회장은 사법시험과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데 2013년 6월 대표이사 사장에 오르며 GS건설을 이끌고 있습니다.

2016년과 2019년 대표이사에 재선임돼 세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 대형건설사 최장수 전문경영인입니다.

2019년 12월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임 부회장은 철저한 수익성 관리를 통해 2018년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2015년에는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8조 원을 넘기며 압도적 수주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허윤홍 사장이 사장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임기가 끝나는 2022년 3월까지는 대표이사를 유지할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임 부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어느 정도 실적 방어에 성공했는데 허 사장과 함께 신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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