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이재명 박원순 원희룡, 코로나19에 대선주자 위상 커지다
등록 : 2020-05-20 19:24:19재생시간 : 30:58조회수 : 6,222김원유
코로나19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행정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신천지발 코로나19 대응에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를 내렸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다음 대통령후보 선호도 2위로 뛰어 올랐다.

코로나19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려는 지자체장들에게 과제이자 기회일 수도 있다.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세 사람은 코로나19 대응으로 행정능력을 입증해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류근영 기자

곽 : 안녕하십니까. 채널후 곽보현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한데요.

정치권의 이슈들도 코로나19에 묻히는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코로나19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와 코로나19로 주목받는 지자체장들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류 : 안녕하십니까.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입니다.

곽 : 어던 지자체장들을 준비했나요?

류 :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세 사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원래 우리 나라는 전국 단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고 또 그런 일들이 주목을 받잖습니까? 

지자체장이 하는 일들이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는 일이 흔치는 않습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게 미국과 다른 점입니다. 미국은 주지사가 상당히 큰 영역을 다스리며 주목을 받고 주지사 출신 대통령도 여럿입니다만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좀 바뀌었습니다. 지역별로 지자체장의 행정력이 두드러지게 보이는거죠.

코로나19 때문에 지자체장이 어떻게 해 나가는지가 전국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박원순, 이재명, 원희룡 세 사람은 모두 잠재적 대선주자로 꼽히는데요.

최근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비롯된 감염확산 사태로 서울과 경기도의 코로나19 방역에 비상이 걸리고 그동안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제주도에서도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나왔는데요.

각 지자체장들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이기도 하지만 능력을 입증해 대선주자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 박원순 이재명, 코로나19 대응 인정받아 ‘대세론’ 이낙연 따라잡을 수 있나

곽 : 그렇죠.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역대 지자체장 출신의 대선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는 않았는데요. 코로나19로 유례없이 지자체장들에게 국민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여권 지자체장인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를 살펴보죠. 이미 이재명 지사는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 때 신속한 대응으로 호평을 받으며 대선주자 2위로 껑충 뛰어올랐거든요.

이태원발 코로나19 위기에서는 박 시장과 이 지사 모두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이슈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자체장들이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으며 대선주자로 도약하는 데 힘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 여권의 대선주자 대세인 이낙연 전 총리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류 : 대세가 괜히 대세는 아니죠.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정치라는 게 변동성이 많잖습니까?

문재인 정부 막 출범할 때만해도 이낙연 전 총리가 대선주자가 될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그렇다면 앞으로 2년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죠.

먼저 객관적 여론조사부터 짚어보겠습니다.

4월28일 공표된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를 보면 이낙연 전 총리가 40.2%의 지지율로 1위를 했습니다.

2위가 이재명 지사로 14.4%였는데요. 꽤 차이가 많이 납니다.

곽 : 와. 그 정도면 정말 이낙연 대세론이 점점 굳어지는 것 같은데요. 박원순 시장은 어떤가요?

류 : 박 시장 대선주자 선호도는 2%로 8위를 했습니다. 선두권에서는 다소 뒤쳐진 성적표죠.

곽 : 지금 여론조사만 보면 이낙연 전 총리 지지율이 너무 높거든요.

이재명 지사가 많이 따라붙었지만 여전히 격차가 크고요. 박원순 시장은 많이 뒤쳐져 있습니다.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류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지지율은 뜬구름이고 허상에 불과하다. 지금부터 2년 동안 한국정치는 요동치고 부침이 더욱 더 심화될 것이다.”

홍 전 대표 바람과도 같은 예언일 수도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대선주자 지지율이 높았지만 대선 앞두고 밀린 사례가 적지 않아요. 지금 여론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변수는 대선경쟁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지자체장에게 유리할 수 있는 거죠.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지자체장이 주목을 받기 때문입니다.

곽 : 정치인에게 얼마나 대중의 관심을 받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 많은 업적을 거뒀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어도 눈에 띄지 않고 잊혀지면 영향력도 줄어들기 마련이거든요.

이낙연 전 총리는 총선 이후에 주목을 받을 이슈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 대처로 계속 나오고 있단 말이에요.

아무래도 직접적으로 행정명령을 내리고 코로나19와 관련해 행정력을 동원하며 실제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지자체장이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두 대선주자급 지자체장이 계속 부각되고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으면 이낙연 전 총리의 대세론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앞서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총리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오른 데는 총선 승리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총선 전인 3월과 비교해 4월에 10%포인트 넘게 올랐거든요.

이 전 총리가 상임선거위원장이자 국회의원 후보의 후원회장으로 선거 지원에 나서며 언론도 이 전 총리를 집중적으로 비췄기 때문인거죠.

이제는 이 전 총리가 주목받을 일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얼마 뒤 있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출마하는 부분을 두고도 깊은 고민이 있을 겁니다.

반면 박원순 시장이나 이재명 지사는 코로나19로 계속 주목받는다는 점에서 어쩌면 대선 경쟁구도를 놓고 보면 이 상황이 이낙연 전 총리보다는 두 지자체장에게 유리한 면이 있는 거죠.

류 : 저희가 기사를 쓰기도 하고 다른 기사들도 많이 보잖아요.

총선 이후에 이낙연 제목의 기사가 많이 줄었거든요. 그런데 박원순, 이재명 키워드 기사는 이태원 코로나19 이후에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앞으로 2년 동안 지자체장들이 더 관심을 받고 이낙연 전 총리는 잊혀진다면 대선 경쟁이 어떻게 결론 날지 아무도 모르는 거죠.

이 때문인지 이번 이태원발 코로나19에서 두 지자체장은 마치 경쟁하듯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태원발 코로나19가 불거진 직후에 바로 서울시청 신속대응반을 꾸렸습니다. 9일에는 서울시내 클럽,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고요.

그러자 그 다음날 10일에는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내 유흥업소에 2주 동안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서울시내 유흥업소가 영업을 중단하면 이용객들이 경기도내 유흥업소로 몰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죠.

이 지사는 서울 이태원과 강남구 논현동에 다녀온 이력만 있으면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경로로 지목된 업소를 특정하지 않고 그 주변 넓은 범위에 다녀온 사람에게 폭 넓게 검사를 시행해 업소 방문 사실을 숨기고 싶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덜 목적도 있는거죠.

그러면서 이 지사는 서울시에서는 명시적 조치로 내지 않은 ‘이태원 클럽 출입자 대인접촉 금지명령’을 내렸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박 시장과 이 지사가 마치 경쟁하는 듯 보인다는 것입니다.

박 시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경기도는 대인접촉금지를 내렸는데 서울시도 검토하는냐’고 질문하자 “서울시가 처음 내놓은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은 말 그대로 모이는 것을 전부 금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표현만 다른 것이다”라며 이미 서울시는 경기도가 내놓은 조치를 하고 있었다는 식의 설명을했습니다.

곽 : 진짜 경쟁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네요.

류 : 거기다 박 시장은 신분 노출을 꺼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 익명검사를 시행하기로 했고요. 기존 유흥업소뿐 아니라 ‘헌팅포차’ 등 유사 유흥업소의 방역관리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곽 : 두 지자체장이 정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를 하고 있네요. 정말 일을 열심히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정말 경쟁하듯 대응에 나선다는 느낌도 드네요.

앞서 여론조사에서 봤듯이 이태원발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이재명 지사가 코로나19 대응에서 우위를 점한 것 같습니다. 대선주자 2위까지 뛰어올랐고요.

류 : 네. 가장 최근 광역자치단체장 지지율 조사에서 이 지사는 67.6%로 2위에 올랐습니다.

이게 꽤 높은 지지율인데요. 보통 시도지사 지지율에서 상위권은 호남권이나 TK처럼 지역색이 강한 곳들의 지자체장인데요.

경기도지사로 2위까지 오른 것은 당이나 정치이념을 떠나서 경기도민들이 이재명 개인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신천지발 코로나19부터 이태원발 코로나19 이전 국면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대선주자 지지율을 크게 높였다고 볼 수 있는데요.

박원순 시장도 적극적으로 코로나19 방역에 나섰지만 이재명 지사에 묻힌 측면이 없잖아 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박원순 시장도 상당히 발빠르게 대응하는 만큼 대선 경쟁구도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 원희룡, 코로나19 청정 제주 지켜내 보수 대선주자 올라설까?

곽 : 여권의 지자체장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요.

보수 야권 쪽 지자체장도 살펴보겠습니다. 저희가 ‘총선특집’을 통해 총선 이후에 떠오를 야권 대선주자를 살펴볼 때도 나왔던 인물인데요. 원희룡 제주도지사. 이 분도 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죠.

원 지사의 코로나19 대응 얘기를 하기에 앞서 원 지사가 2년 뒤 대선 도전에 나설지 이 얘기부터 해볼까요?

과연 바로 다음 대선에 원 지사가 도전할까요?

류 : 저는 원 지사가 이번에 승부수를 띄우지 않을까 조심스레 짐작하고 있습니다.

본인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고서야 모르는 일이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 보수진영 상황이 원 지사가 대선 도전에 나서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거든요.

이번 총선 때 보수진영이 거의 완패를 하는 바람에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거든요.

게다가 황교안, 오세훈, 나경원 등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이 총선에 낙선해서 타격을 입었습니다.

게다가 남아있는 보수진영 내에서 대선주자급 인물들도 구세대 정치인이다’, ‘이러저러한 책임이 있다’는 한계들이 지적되고 있어요.

그러면서 소장파이자 3선 국회의원 재선 제주지사로 정치경력이 화려한 원희룡 지사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거죠.

코로나19로 지자체장들이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원 지사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정쟁을 일삼고 싸우는 대선주자가 아닌 ‘정말 일하는 일꾼’처럼도 보일 수 있거든요.

지난 시간에 원 지사 얘기를 하면서 나왔지만 원 지사가 제주도지사로 있는 동안 보수진영이 참 많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습니까?

보수진영에서 나쁜 일이 잇달아 있을 때 다소 관심을 덜 받는 지자체장으로 빠져 있으면서 원 지사가 상처를 덜 받았다는 얘기도 했고요.

그 당시에는 주목을 안 받는 게 다행이었는데요.

이제는 보수진영에서 새로운 대선주자를 만들어야 하는 시점이 됐잖아요.

막 관심을 받을 필요가 있는 시점이 됐을 때 코로나19 대응으로 부각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거죠. 기회가 좋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곽 : 지금이 어쩌면 가장 좋은 타이밍일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어쨌든 원 지사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해야 주목을 받든 대선주자로 떠오르든 할 것 아닙니까?

괜히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면 오히려 원 지사의 다음 정치 행보에 큰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텐데요. 잘 하고 있나요?

류 : 원 지사도 코로나19 방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황금연휴, 그러니까 4월30일 부처님 오신 날부터 5월5일 어린이날까지, 이 때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이 많았거든요.

이에 대비해 원 지사는 ‘특별입도절차’를 더 강화했습니다. 특별입도절차는 육지에서 제주도로 들어오는 사람을 두고 특별관리를 하겠다는건데요.

원래 제주도는 2주 내 해외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발열검사와 진단검사, 자가격리까지 관리하는 특별입도절차를 시행했어요.

그런데 연휴를 앞두고 모든 내·외국민으로 대상을 확대했고요.

발열 감지 기준 체온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이밖에도 방역조치를 강화하며 연휴기간 코로나19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곽 : 그런데 이번에 제주도민 가운데 이태원 클럽 방문자가 신규 확진자로 판명됐잖아요?

사실 원 지사는 5월8일에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치료를 받던 환자도 모두 퇴원하자 ‘제주도는 코로나19 청정지역이다’라고 선포했는데 하루 만인 9일 제주도민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단 말이에요.

연휴기간에 많은 관광객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어처구니 없게 서울에 다녀온 제주도민이 코로나19에 확진된거라 원 지사로서도 김이 빠지겠습니다.

류 : 아쉬운 면은 있죠. 하지만 따지고 보면 걸려온 곳이 서울이고 제주도는 피해자인 형편이라 지금 확진자 때문에 불거진 제주도내 확산 위기를 잘 넘기면 오히려 원 지사의 행정능력이 더 입증될 수도 있는 거죠.

원 지사는 코로나19 합동 브리핑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안타깝고 통탄스럽다.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방역이 성공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순간 그 틈을 바이러스는 치고 들어온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명확히 깨달아야 한다.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면 안된다.”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주도민 가운데 이태원 클럽 방문자로 알려온 인원은 3명인데 제주도내에서 자진신고한 인원은 18명이다.”

이를 통해 중앙정부의 실태 파악에 한계를 지적하면서 클럽 방문자의 신변 보호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신변 보호가 되지 않으면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개인 취향이나 종교적 신념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방역을 위한 조사와 추적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거죠.

곽 : 중앙정부보다 오히려 더 방역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것을 강조하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원 지사도 그렇고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모두 결국 방역 성과가 그들의 평가, 대선주자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 보건안전도 관련된 코로나19 방역에 세 분 모두 성공하기 바랍니다.

◆ 역대 지자체장 출신의 낙제점 대선 성적표, 코로나19가 지자체장들의 기회 될까?

곽 : 지금까지 박원순 이재명 원희룡 세 사람을 살펴봤는데요. 대선 주자로 나설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역대 지자체장 출신의 대선 성적도 궁금하거든요. 어땠나요?

류 : 서울시장을 지낸 뒤 바로 대통령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례가 있죠.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지자체장 출신의 대통령은 여태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자체장 출신 대선 전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습니다.

먼저 두 번째 민선 서울시장이었던 조순 전 시장이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포기한 일이 있고요.

이미 관선으로 서울시장을 지낸 경험이 있었던 고건 전 시장도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국무총리를 거쳐 대선주자로 거론되긴 했지만 쑥 들어갔습니다.

곽 : 그 다음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 전 시장은 교통체계 개선 등 업적을 내며 바로 대통령에 당선됐죠.

그런데 그 다음 오세훈 전 시장은 차기 대선주자로도 거론되는 상황에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도지사는 어땠나요?

류 : 앞서 조순 전 시장이 출마하려고 했던 1997년 대선에 경기도지사였던 이인제 전 지사가 출마했지만 3위에 머물렀습니다.

그 뒤 역시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학규 전 지사가 이명박, 박근혜 두 사람과 함께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요.

손학규 전 지사는 이후 몇 차례 진영을 바꾸다가 존재감이 좀 약해졌습니다.

전 시간에 경기지사 징크스 얘기를 하신 적이 있잖아요? 이인제, 손학규 두 사람뿐 아니라 그 전후로 임창열, 김문수, 남경필 등 촉망 받는 정치인들이 경기지사를 지낸 뒤 더 도약하지 못했습니다.

곽 : 서울시와 경기도 외 지역까지 넓혀 보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대선에 근접했다가 성추문으로 정계를 떠난 일이 있죠.

이낙연 전 총리가 지금 대선주자로 대세론을 굳혀 가는데 전남도지사를 지낸 적이 있긴 합니다만 대선주자로 떠오른 데는 국무총리로 있을 때 안정적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줬던 게 결정적 영향을 미쳤지 전남지사 때만해도 대선주자로 거론된 적이 없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자체장 경력을 인정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 밖에 없어요.

다들 대선주자로 도약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후 정치 행보도 부진했는데 이유가 있나요?

류 : 사실 민선 광역단체장을 뽑은 역사와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은 있습니다.

여태 지방선거를 8번 치렀는데요. 사실 그 중 대통령을 1번 냈고, 대선주자급을 여럿 배출했는데 그 정도면 지자체장의 대선 성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잖습니까

역대 대통령을 봐도 군사정부 이후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다섯 사람의 대통령 가운데 한 분이 지자체장 출신이면 꼭 나쁜 성적은 아닐 수 있는 거죠.

오히려 많은 대선주자급 지자체장들이 개인의 문제, 정치적 실수, 미약한 업적 등으로 도약하지 못한 거지 꼭 지자체장이라서 대선주자로 나서는 게 어려웠다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하지만 지자체장이 국회에서 활동하거나 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로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비교하면 여론의 주목을 덜 받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언론이 지자체장보다는 국회, 정부, 청와대를 많이 비추잖아요?

정치인들에게 욕먹는 것보다 나쁜 게 잊혀지는 거란 얘기를 들어보셨을거에요.

지자체장으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국회나 정부에서 활약하는 다른 대선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갈 때 가만히 있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죠.

실제로 과거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선두권인 적이 있었는데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정부에서 활약하는 동안 박 시장 지지율은 낮아지고 이 전 총리 지지율이 대폭 뛰었죠.

곽 : 지자체장의 대선도전, 이게 반드시 불리하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경쟁자들과 비교하면 주목도는 떨어질 수 있다.. 여러 사례를 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은 좀 상황이 다른데요.

트럼프 오바마 대통령 이전에 대통령이었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택사스 주지사였고요.

부시 전 대통령 바로 전 클링턴 전 대통령은 아칸소 주지사였습니다. 이전에 로널드 레이건, 지미 카터 등 주지사 출신이 참 많습니다.

류 : 미국의 주는 상당한 독립성을 인정받고 있잖아요. 각 주마다 입법, 행정, 사법 기관이 각각 마련돼 있고요.

주마다 법이 달라서 어디서는 합법인 게 어디서는 불법이라는 말도 있잖습니까?

미국의 주지사는 작은 대통령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많은 유권자들은 주지사를 통해 작은 단위의 나라를 운영해 본 경험이 더 큰 범위의 연방을 통치하는 데도 유효할 거라 보는 거죠.

곽 : 우리나라도 점차 지자체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지방분권형 개헌’ 혹은 ‘지자체 자율성 강화 개헌’ 논의도 나오고요.

땅덩어리나 인구 면에서 미국의 주와 우리의 광역자치단체가 좀 다르기 때문에 행정 효율성 측면에서 지자체를 지방정부화하는 부분에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앞으로 이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은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원희룡 지사, 세 사람의 대선주자급 지자체장들을 살펴봤습니다.

세 사람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고요.

앞으로도 정치이슈가 나올 때마다 채널후에서 상황을 짚어보고 분석하는 시간을 계속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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