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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윤석헌, 은행장 앞에서 '호랑이'와 곶감' 사이 줄타기 하다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7-24 15: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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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2294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헌</a>, 은행장 앞에서 '호랑이'와 곶감' 사이 줄타기 하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2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시중은행장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 원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연합뉴스>
"윤석헌은 곶감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은행장 간담회에서 건배사로 이렇게 외쳤다.

'호랑이와 곶감'은 모두 다 아는 전래동화다.

호랑이가 문 앞에 왔다는 말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는 곶감을 준다는 말에 울음을 그쳤고 이를 엿들은 호랑이는 곶감을 더 무서운 존재로 알고 도망을 쳤다는 이야기다.

‘금융 호랑이’라 불리는 윤 원장이 예상보다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자 농담을 한 것이다.

윤 원장이 취임한 뒤 은행장을 처음 만나는 자리인 데다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와 ‘전쟁’까지 언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만큼 지배구조 문제나 대출금리 오류 등 최근 은행권에서 불거진 문제들을 주로 언급할 것이라는 관측이 어긋난 것이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22곳 은행의 은행장과 유관기관 기관장이 한 명도 빠짐없이 참석할 만큼 이목이 집중됐던 간담회는 윤 원장의 유연한 태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끝났다.

김태영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한 참석자는 (윤 원장을 놓고) 호랑이 아저씨가 아니고 이웃집 아저씨 같다는 농담을 했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감독 혁신 과제를 내놓은 뒤 발언과 태도를 다소 조절하면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타협점을 찾으려는 모습을 보였던 것처럼 은행권과 불필요하게 적대적 관계나 긴장관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원장은 은행장들과 웃는 얼굴로 첫 인사를 나누면서도 “쓸모있는 은행이 돼달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그동안 은행의 전반적 영업행태가 잘못됐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인 만큼 날카로움을 놓지는 않은 셈이다.

윤 원장의 이런 모습은 금감원 내부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인다고 평가받는 점과 맞닿아있다.

윤 원장은 취임한 뒤 두 달 동안 꾸준히 등가방을 매고 출근하며 직원들에게 존댓말과 허리를 숙인 인사를 하고 있다.

학자 시절 주장했던 내용은 염두에 두지 말라며 각종 사안을 놓고 금감원 간부 및 직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조직원을 존중하고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이지만 이 과정에서 단순한 토론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각 사안과 관련해 설득해 달라며 소신있는 면모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이 ‘부드러운 카리스마’ 뒤에 감춰둔 금융회사를 향한 칼날은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다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첫 업무보고인 만큼 큰 방향성을 밝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논란과 생명보험사 즉시연금, 키코사태 재조사, 근로자 추천 이사제 등 여러 현안을 놓고 국회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나란히 앉아 답변을 하는 만큼 각 사안을 놓고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차이가 드러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은 점차 금융감독 방향성을 뚜렷하게 세워가면서도 금융회사를 곧바로 궁지로 몰지 않는 속도 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의 감독 강화에 따른 금융회사의 반발심을 잠재우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무서운 '금융 호랑이'보다는 우는 아이를 달랠 달콤한 '곶감'을 원할지도 모른다.

반면 윤 원장은 때로는 떫더라도 받아들이면 몸이 건강해지는 '금융 감독'이라는 '곶감'을 차분히 은행의 목 안으로 넣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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