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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회장 송영숙, 독일 머크의 가족경영체제 창업주 뜻 실행인가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08-11 15: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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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이 고 임성기 전 회장의 후임으로 아내인 송영숙 회장을 추대하면서 2세 경영체제의 가동을 뒤로 미뤘다.

이를 두고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이 오너일가가 함께 기업을 경영하는 가족 공동경영체제로 운영될 것이란 시선이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 회장 송영숙, 독일 머크의 가족경영체제 창업주 뜻 실행인가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이 한미약품그룹 회장에 추대되자 그 이유와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 업계에서는 임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을 승계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는 말이 나돌았다.

임종윤 사장은 일찍부터 한미약품 경영에 참여해 후계자 역할을 해왔고 베이징한미약품 총경리(사장) 등을 거치며 능력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송영숙 회장은 회사경영에 참여하기보다는 2003년 한미사진미술관을 설립해 관장을 맡는 등 주로 예술분야에서 활동해왔다. 송 회장은 201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공로훈장 슈발리에장을 받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송 회장의 추대를 두고 임 전 회장의 뜻을 잇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임 전 회장은 평소에도 신약개발 등 기존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을 강조했는데 송 회장은 임 전 회장의 유지를 안정적으로 이을 적임자”라며 “송 회장은 임 전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주요 경영 판단에도 많은 관여를 했다”고 말했다.

임 전 회장은 생전에 오너일가가 기업을 공동경영하는 독일 제약회사 ‘머크’의 경영체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는 350년 동안 13대째 이어지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제약회사다. 머크는 130명에 이르는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들고 이 가운데 10명이 ‘가족위원회’라는 기구에서 사업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독특한 지배구조 형태를 갖추고 있다.

머크의 지분구조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66.43%를 가족 20여 명이 보유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숙환으로 별세한 임 전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34.27%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제외하면 가족들 모두 현재 4%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임 전 회장의 지분이 법정비율대로 상속된다면 송영숙 회장이 가장 많은 12.69%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송 회장의 자녀들인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한미셀스케어 대표이사 부사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1.26%, 10.75%, 11.16%로 거의 차이가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송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을 어느 정도 균등하게 나눈 뒤 한미약품그룹을 머크와 같은 가족경영체제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임 전 회장은 2010년 한미약품의 지주사 전환 당시 7명의 손자, 손녀에게 한미사이언스 지분 1.08~1.05%를 증여하기도 했는데 이는 가족경영체제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은 지분 상속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 현행 상속법은 ‘상속인 사망 후 6개월째 되는 달의 말일까지 상속세를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지분 상속이 어떻게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
 
한미약품 회장 송영숙, 독일 머크의 가족경영체제 창업주 뜻 실행인가
▲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장.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직 임 전 회장의 지분 상속 여부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송 회장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기보다는 자녀 사이의 경영권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회장 자리를 맡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녀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에 차이가 없어 향후 후계구도에 잡음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손 회장이 한시적으로 총수역할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다만 한미약품그룹의 후계구도가 어떻게 이뤄지더라도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체제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권세창, 우종수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이런 체제는 경영관리와 신약 개발부문을 나눠 신약 개발에 힘을 쏟으려 했던 임 전 회장의 철학이 반영된 구조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언론에서 임종윤 사장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한미약품 공식입장은 아니다”며 “송 회장의 추대는 회사 내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현 경영진 중심으로 안정적 경영환경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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