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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미국 에탄 분해시설 인수 절실해, 인수자금 2조는 큰 부담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7-13 12: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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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이 미국 에탄 분해설비(ECC)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다.

화학사업 원재료의 다변화와 직접 조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악조건을 감수하고 인수에 나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솔루션 미국 에탄 분해시설 인수 절실해, 인수자금 2조는 큰 부담
▲ 이구영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화학회사 사솔(Sasol)이 진행하는 미국 에탄 분해설비 프로젝트(사솔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전에 한화솔루션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솔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고 있는 레이크찰스 에탄 분해설비 (Lake Charles ECC)와 에틸렌 다운스트림설비들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 지분의 절반 이상이 매물인데 가격은 최소 2조 원가량으로 거론된다.

엑슨모빌(ExxonMobil)과 셰브론(Chevron) 등 글로벌 주요 에너지회사들(에너지메이저)과 매출 기준으로 세계 5위 화학회사인 라이온델바젤(LyondellBasell)이 인수전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이 참전했다.

아직 인수후보군(숏리스트)이 추려지지는 않았지만 참여한 경쟁사들의 면면을 고려할 때 한화솔루션은 규모나 자금력 면에서 최약체로 여겨진다.

그러나 절실함을 놓고 보면 한화솔루션은 경쟁사들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솔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에 성공한다면 한화솔루션은 화학사업의 재료로 쓰이는 기초 화학제품 직접 조달이라는 오랜 바람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케미칼부문(옛 한화케미칼)에서 화학사업을 진행하는데 사업에 필요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제품은 계열사 여천NCC와 한화토탈에서 수급하고 있다.

그런데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대림산업의 50:50 합작사이며 한화토탈은 한화솔루션이 지분 36.05%를 보유한 한화종합화학이 프랑스 에너지회사 토탈(Total)과 50:50으로 합작한 회사다.

두 회사 모두 합작사 양쪽이 동등한 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원재료 생산량을 마음대로 조정하기 쉽지 않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한화솔루션의 경쟁사로 여겨지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모두 나프타 분해설비(NCC)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에탄 분해설비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사업구조 탓에 한화솔루션은 화학제품 생산 과정의 계열화 측면에서 약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동시에 이는 한화솔루션이 업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솔 프로젝트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한화솔루션은 화학사업의 원재료를 나프타에서 에탄으로 다변화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여천NCC와 한화토탈은 모두 나프타 분해설비를 운용하고 있다.

저유가 시기에는 원유 정제과정의 부산물인 나프타도 함께 가격이 낮아져 나프타 분해설비의 가격 경쟁력이 에탄 분해설비보다 강력하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정상화하면 에탄 분해설비의 가격 경쟁력이 다시 강해진다.

올해 1분기 저유가가 닥쳐오기 전까지 롯데케미칼의 미국 에탄 분해설비가 영업이익률 20% 이상을 보였다는 것은 에탄 분해설비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한화솔루션이 쟁쟁한 경쟁사들을 제치고 인수전의 최종 승자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한화솔루션은 2020년 1분기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2조476억 원 보유하고 있다. 차입금이나 부채의 이자 상환을 고려하면 이를 한꺼번에 투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자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말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를 합병해 새롭게 출범하면서 재무지표가 상당히 나빠져 있다. 2019년 1분기와 올해 1분기를 비교하면 부채비율은 146.9%에서 185.9%로, 차입금은 5조9651억 원에서 7조3645억 원까지 늘었다.

악화한 재무상황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얼어붙은 자본시장이 맞물려 한화솔루션은 앞서 4월 2100억 원의 공모채를 발행하려 했으나 참여금액은 600억 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모펀드 SJL파트너스도 미국 에탄 분해설비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이 SJ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SJL파트너스는 2018년 미국 실리콘회사 모멘티브(Momentive)가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KCC, 원익QnC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에 성공한 전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한화솔루션과 SJL파트너스의 컨소시엄 결성 여부에 따라 사솔 프로젝트 인수전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에탄 분해설비 프로젝트의 지분 인수전과 관련해서는 언급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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