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는 서울시에 7월30일, 8월10일 2차례 공문을 보내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이 국민의 폭넓은 이해와 지지를 담고 대표성 있는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참여 속에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며 “이런 선행조치 없이 임시우회도로 공사, 실시계획인가 등 추가 절차를 진행하면 정부서울청사 편입토지 및 시설물 등에 관한 추가 논의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서울청사와 관련해서는 행안부 실무자들과 거의 협의점을 찾았다”며 “다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을 두고 시민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행안부에서는 그 부분을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에게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은 단순히 광장 구조를 고치는 토목공사를 넘어선 의미를 띤다.
박 시장은 새로운 광화문광장을 서울 강북 도심권의 대중교통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 서울시청, 을지로, 동대문을 연결하는 4km 규모의 '지하 보행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을 담았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등 도시철도 5개 노선을 광화문광장과 연결해 ‘광화문 복합역사’를 만드는 내용도 포함됐다.
▲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 상상도. <서울시>
박 시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청계천 복원’처럼 대중에게 각인할 만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대선후보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을 3번째 역임하고 있지만 유력한 대선후보들 가운데 비교적 인지도가 낮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의 ‘7월 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박 시장은 선호도 4.9%로 12명 중 4위에 머물렀다. 선호도를 보면 1위인 이낙연 국무총리보다 20.1%나 낮았다. (오마이뉴스가 조사의뢰해 7월29일~8월2일 시행한 여론조사.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박 시장으로서는 반전을 꾀할 계기가 절실한 셈이다.
박 시장이 대형사업으로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2022년 대선 이전까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를 완료할 필요성이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최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사업과 관련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진영 장관에 면담을 요청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