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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윤석금, 웅진코웨이 지나친 집착에 '사업의 눈' 가려졌다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19-06-27 15: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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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하면 탈이 나기 마련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웅진코웨이를 향한 지나친 집착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8712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석금</a>, 웅진코웨이 지나친 집착에 '사업의 눈' 가려졌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2조 원에 가까운 웅진코웨이 인수대금 대부분을 빌려서 조달했던 무리수가 모기업인 웅진그룹을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  

웅진그룹은 2012년 자금난으로 그룹 전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팔아야 했다.

윤 회장은 평소 “웅진을 다시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그룹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는데 이번에는 지나친 ‘코웨이 사랑’이 윤 회장의 눈을 가린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서는 웅진그룹이 빠른 결단을 내려 급격히 불어난 재무부담에 따른 위험이 그룹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은 점에는 점수를 주면서도 웅진그룹의 이번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웅진그룹은 앞서 2018년 10월 계열사 웅진씽크빅을 인수주체로 내세워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49억 원에 매입했다. 

웅진그룹은 당시 인수대금 가운데 1조1천억 원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빌렸고 5천억 원은 전환사채(발행한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를 발행해 마련했다. 웅진그룹이 자체적으로 조달한 자금은 4천억 원에 불과했다.

인수대금의 80% 가까운 자금을 빚을 내 마련한 것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웅진이 코웨이를 무리하게 인수하면 신용등급이 대폭 강등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지만 윤 회장은 무리한 인수를 강행했다. 

한국신용평가는 4월 웅진그룹의 지주회사 웅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낮추고 등급전망도 ‘하향검토’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당시 “웅진은 중·단기적으로 코웨이 지분 인수 과정에서 급격히 불어난 그룹의 재무부담, 높은 원리금 상환부담에 따른 현금흐름 제약, 인수금융(인수합병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 약정 등에 따른 원리금 상환능력의 불확실성 등 부정적 요인이 코웨이의 웅진그룹 편입에 따른 이점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로 그룹의 한 해 금융비용이 600억 원을 웃돌고 실질이자율에 따라 이자규모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코웨이 인수로 인수주체인 웅진씽크빅은 인수금융에 관한 이자로만 한 해에 500억~800억 원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웅진그룹이 지금 직면한 자금조달의 어려움은 인수 당시부터 정해진 수순이었던 셈이다.

윤 회장은 웅진에너지와 웅진플레이도시 등 계열사를 매각해 인수자금을 메꾸려는 계획을 세웠었는데 이 계열사들의 매각작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웅진그룹은 더욱 깊은 수렁에 빠졌다.

태양광사업 계열사인 웅진에너지는 3월 외부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평가를 받고 현재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웅진에너지는 2018년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560억 원, 순손실 1117억 원을 내며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2019년 1분기에도 영업손실 89억 원을 봤다. 

웅진그룹의 지주회사 웅진도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842억 원을 냈고 부채비율이 236.8%, 차입금 의존도는 22.1%에 이른다. 2016년과 2017년 부채비율은 각각 135.4%, 154.2%였고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8%, 13.5% 였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웅진은 올해 7월과 8월 만기일이 도래하는 사모사채가 모두 830억 원에, 2020년 2월15일까지 갚아야할 740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도 남아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를 위해 계열사 웅진씽크빅이 5천억 원에 이르는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내건 조건에 따라 사모펀드 등이 웅진에서 보유한 웅진씽크빅 지분에 관한 동반매도청구권 등을 지니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때 상환을 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웅진이 웅진씽크빅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 조차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도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결국 웅진그룹이 3개월 만에 웅진코웨이를 되팔기로 결정하면서 웅진그룹은 이제 더 이상 렌털사업을 운영하지 않게 됐다.

윤 회장이 렌털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지니고 있다는 점은 제쳐놓더라도 40조 규모에 이르는 시장을 잃게 된 점은 쓰라린 일이다.

윤 회장은 지나친 집착으로 오히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만 좋은 일 시켜준 셈이 됐다. 

MBK파트너스는 2012년 유동성 위기에 빠진 코웨이 지분 31%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해서는 이 가운데 22%를 2018년 웅진에 1조6849억원에 팔아 5000억원 가까운 매도 차익을 올렸다. 그러고도 코웨이 지분 9%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회사의 신용등급이 크게 하락하면서 자금조달에 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위험을 안고 가기보다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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